홍상어 유실은 ‘입수 각도’ 문제… 파측기 손상 등 5가지 원인 압축

입력 2012-09-14 19:25

지난 7월 25일 시험발사 중 유실된 국산 대(對)잠수함 미사일 ‘홍상어’의 사고 원인은 ‘입수 각도’의 문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방위사업청은 13일 사고 원인 1차 분석 결과를 국회에 보고했다.

경북 포항 인근 공해에서 세종대왕함이 발사한 홍상어는 가상표적이 있는 해수면까지는 제대로 날아갔으나 물속으로 진입할 때 각도가 30도 정도 꺾이면서 유실됐다. 정상적으로 운행됐다면 수직으로 입수해야 했다. 홍상어는 발사지점에서 약 20㎞ 떨어진 수면 60m 아래 가상 표적을 타격하게 돼 있었다. 80여초 동안 10㎞를 날아간 뒤 낙하산이 펴지면서 수면 아래로 들어갔으나 수중 항해 도중 목표물에 훨씬 못 미친 곳에서 사라졌다.

방사청은 사고 원인을 입수 충격에 따른 관성측정장비 작동 중단, 방향 제어를 위한 파측기 손상, 음향탐지장치 보호용 두부덮개 파열, 어뢰위치정보 전달체계 이상, 수중 어뢰주행 체계 이상 등 5가지로 압축했다.

방사청은 사고가 난 홍상어와 같은 시기에 생산된 어뢰를 분해해 9월 말까지 오류검사를 실시한 뒤 문제점을 보완해 10월 둘째 주부터 사격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연말까지 10회 이상 시험 발사해 문제가 없으면 실전 배치하고, 이후 사고 관련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비 1000억원이 들어간 홍상어는 2004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을 시작해 2009년 실전 배치됐다. 방사청은 운용시험평가에서 4발 중 3발이 명중하자 전투형 적합판정을 내렸고, 해군은 이를 이지스함(KDX-Ⅲ)과 한국형 구축함(KDX-Ⅱ)에 탑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방부의 국방개혁 수정안 보고 때 홍상어 사고를 질타하며 적어도 10회 이상 시험한 뒤 배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