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마누라·자식, 자신도 바꿔야”… 민주당 내부갈등 여전
입력 2012-09-14 18:54
민주통합당 내부 갈등이 좀체 진정되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는 ‘대선 후보와 선대위 중심의 체제 전환’ ‘당 로고 변경’ ‘당직자 일괄 사퇴’ 등의 쇄신안을 검토 중이지만 일각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초선·비주류 의원들은 실질적인 ‘지도부 2선 후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기식 이언주 의원 등 민주당 초선 의원 21명은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당 지도부는 선대위 구성을 포함한 당 운영 권한을 대선 후보에게 위임해 후보가 당 혁신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선대위원장 영입에 입김을 넣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어제 나온 쇄신책만 봐도 지도부가 뒤로 빠질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일부 의원은 이해찬-박지원 사퇴론을 주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도부 내 비주류 의원들도 같은 주장을 내놨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계파의 패권적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 쇄신의 출발점”이라며 “누구는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했지만 민주당은 마누라와 자식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까지 바꾸겠다는 독한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최고위원도 “통합진보당은 당권파, 새누리당은 친박계 등이 문제가 됐다. 정당 혁신은 사실상 주류 혁신이어야 한다”며 친노(親盧·친노무현) 계파의 기득권 포기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을 놓고 과도한 당 주도권 경쟁이란 시각도 있다.
당 관계자는 “대선이 90여일 남은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전부 사퇴하거나 물러나 있으면 당무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며 “비주류가 이 틈에 판을 흔들어보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