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대이동 시작] 아산·천안·청주 이어 대전시까지… 세종시發 전세난 확산

입력 2012-09-14 21:38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세종시와 인근 지역의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가 955가구에 불과한 데다 내년 초까지 입주 가능한 아파트도 없어 세종시뿐 아니라 인근 지역의 전세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것이다.

1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아산·천안·청주시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거의 한 달도 빠지지 않고 올랐다.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대전시마저 비수기인 지난 8월 전세가격이 0.07% 올라 상승세로 돌아섰다. 또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과 비교해 아산시 17.6%, 천안시 16.6%, 청원군 15%, 청주시 12.7%, 연기군 11.4% 순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6.2%였다.

세종시의 경우에는 전세 물건이 없어 거래를 못하고 있다. 실제 세종시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첫마을 전세매물 가운데 80∼90%는 이미 나갔고, 지금은 시세보다 비싸거나 융자가 끼여 있는 저층 아파트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전세난은 2014년 말까지 16개 중앙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 등이 세종시 이전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물건이 없다 보니 집주인들도 보증금을 올리는 추세다. 현재 첫마을 래미안 84㎡ 전셋값은 1억3000만원 선으로, 입주 초기인 지난 6월 대비 5000만원가량 값이 올랐다. 오는 11월 2차 정부기관 이전이 시작되면 임대 품귀현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올해 이전하는 정부부처 공무원 가족이 4139가구인데, 첫마을 아파트 1·2단계를 합쳐도 955가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짓고 있는 아파트 중 입주가 가장 빠른 곳도 내년 8월이다. 이 같은 세종시 내 전세 품귀현상 때문에 인근 지역인 조치원읍 신동아 파밀리에 108㎡의 경우 3년 전보다 매매가는 10% 정도밖에 오르지 않았지만, 전셋값은 1억∼1억3000만원 선으로 3년 전(7000만원) 대비 최고 64%가 올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5㎞가량 떨어진 대전 노은지구까지 이전기관 종사자들의 임대 수요가 몰리고 있다.

세종시 분양시장은 여전히 활황세다. 제일건설이 지난 5일 청약 받은 세종시 1-3생활권 L4블록 ‘제일 풍경채 에듀파크’는 1순위에서 평균 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최근 공급한 상업용지의 경우 평균 16대 1의 경합 속에 61필지 중 54필지가 매각됐다. 세종시 땅값은 지난 7월 0.68% 상승하면서 3월 이후 5개월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