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대이동 시작] 총리실 첫 이삿짐 보내… 기대·불안 엇갈려 ‘싱숭생숭’
입력 2012-09-14 18:47
17일 오전 입주식… 정부 부처 직원들 표정
“언제 가게 될까 했었는데 짐을 싸니 조금 실감이 나네요.” 14일 오후 국무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 직원들은 사무실 집기와 개인물품 등을 포장하면서도 여전히 싱숭생숭한 표정이었다. 익숙한 곳을 떠나 다음 주부터 낯선 환경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기대와 불안이 엇갈리는 듯했다.
총리실의 6개 부서에서 포장된 짐은 업무시간이 끝나자마자 5t 트럭으로 옮겨졌고, 트럭 40여대는 차례차례 세종시를 향해 떠났다. 2002년 9월 당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신행정수도 충청권 건설’을 공약으로 내건 지 꼭 10년 만이었다.
정부의 세종시 이전은 2014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16개 중앙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이 세종시로 간다. 올해는 총리실과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농림수산식품부·국토해양부·환경부 등 6개 중앙행정기관과 6개 소속기관이 이전한다. 총리실은 이날 6개 부서가 이전을 시작한 데 이어 2단계(11월 17∼30일), 3단계(12월 1∼16일)로 나눠 옮겨간다. 다른 5개 행정기관도 11월 말에서 12월 말 사이에 부처 일정에 맞춰 이동한다.
201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식경제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국가보훈처 등 6개 중앙행정기관과 12개 소속기관, 2014년에는 법제처·국민권익위원회·국세청·소방방재청 등 4개 중앙행정기관과 2개 소속기관의 이전이 예정돼 있다.
세종시는 국가 균형 발전의 상징이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안착하게 되면 균형발전의 효과를 국토 전반에 파급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36개의 정부기관이 모두 이전하게 되면 중앙정부의 지방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행정 권력의 대이동인 셈이다.
세종시의 입주 스타트를 끊는 총리실은 17일 오전 9시30분 세종청사 1층 대강당에서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입주식을 연다.
입주식에는 유한식 세종특별시장과 이재홍 행복도시건설청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18일 세종청사를 방문해 이전 현황을 점검한다.
김 총리는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세종시 이전에 따른 비효율이 발생하지 않도록 효과적인 행정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민원업무 처리나 국민에 대한 행정서비스 제공에 불편을 주는 일이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며 “이전 부처의 직원과 가족들이 하루빨리 적응하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