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홈스틸로 결승점 신인왕도 훔친다… 진짜 히어로 ‘서건창’

입력 2012-09-13 22:26

두산의 ‘발야구’는 악명이 높다. 빠른 발로 상대 투수와 수비수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그러나 서건창(23·넥센) 앞에서는 기가 죽는다. 13일 경기도 그랬다.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두산전. 서건창이 발로 두산의 발야구를 농락했다.

2-2로 맞서 있던 3회말 2사 2, 3루였다. 넥센 2루 주자 강정호가 3루를 향해 뛰었고, 두산 포수는 2루로 송구했다. 동시에 3루 주자 서건창이 홈으로 내달렸다. 두산 2루수 김재호가 허둥대며 홈으로 공을 던졌지만 서건창은 이미 여유 있는 슬라이딩으로 홈 플레이트를 찍고 있었다. 넥센의 3-2 리드. 넥센은 서건창의 과감한 홈스틸로 승기를 잡아 4대 2로 이겨 4연패에서 벗어났다. 53승60패2무(6위)가 된 넥센 5위 KIA에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지난 9일 잠실 두산전부터 4경기 연속 도루에 성공한 서건창은 이날 30도루를 달성했다. 이번 시즌 30도루 이상을 기록 중인 선수는 이용규(37개·KIA), 김주찬(30개·롯데) 밖에 없다. 이번 시즌 신인왕 1순위인 서건창은 타석에서도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했다. 넥센이 0-2로 뒤져 있던 1회말 무사 1루에서 1루수 키를 넘기는 우익선상 적시 3루타를 때려 1루 주자를 홈으로 보냈고, 3번 타자 강정호가 좌익수 앞 안타를 때리자 홈을 밟아 스코어를 2-2로 만들었다. 서건창의 이날 기록은 4타수 2안타 2득점 1타점.

2008년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1타석 삼진 만을 기록한 서건창은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에 신고 테스트를 받고 입단했다. 중고 신인으로 그라운드를 다시 밟은 서건창은 빠른 발과 든든한 수비, 매서운 타격으로 자신의 첫 풀타임 시즌에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넥센 선발 나이트는 7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14승(3패)째를 수확,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4위 두산은 이날 패배로 연승이 3경기에서 멈췄다. 시즌 성적은 60승54패2무가 됐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KIA-롯데(광주), LG-SK(잠실), 한화-삼성(대전) 경기는 비 때문에 취소됐다. KIA-롯데전은 14일로 연기돼 더블헤더로 열린다. 하루에 두 경기를 치르는 더블헤더가 정규리그에서 열리는 것은 2010년 9월22일 두산-SK전(잠실) 이후 2년 만이다. 한화-삼성전은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며, LG-SK 경기는 추후 재편성된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