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2명 이상 가족력 크게 늘었다
입력 2012-09-13 20:13
한 가족 내 암 환자가 2명 이상인 비율이 10년 전에 비해 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브란스병원은 2011년 10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11개월간 연세암센터를 방문한 암 환자 1만1734명과 2001년 암 환자 5476명의 가족력을 확인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조사결과 지난 8월 말 현재 암 가족력을 보인 환자 수는 총 3149명으로, 2001년 781명보다 4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율로는 2001년 14.3%에서 올해 26.8%로 늘었다.
연세암센터를 찾는 연평균 환자 수가 10년 동안 배 정도 늘어나는 사이 가족 중 다른 사람도 암에 걸리는 사례가 훨씬 빠른 속도로 배가된 셈이다. 이는 암 발생에 무엇보다 가족의 공통된 식생활습관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가족 중 1명이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다른 가족이 암에 걸리는 양상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즉 2001년에는 유방암, 위암, 간암, 난소암·자궁경부암 순이었지만 올해는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비뇨기암 등의 순서를 보였다. 특히 육식 위주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는 대장암의 경우 남편이나 아내가 걸리면 그 배우자도 시차를 두고 같은 진단을 받는 비율이 2001년 8.8%에서 올해 14.2%로 크게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간암과 유방암 역시 가족력이 강한 암이라는 게 다시 한번 입증됐다. 정현철 연세암센터 원장은 “가족 중 간암 환자가 있으면 다른 가족도 간암 진단을 받는 가족이 많았다”며 “유방암 환자가 있는 가족들은 위암, 유방암, 간암을 특히 조심해야 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