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벤급 위력 태풍 ‘산바’ 온다
입력 2012-09-13 21:53
제16호 태풍 ‘산바(SANBA·마카오 지명)’가 16일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강도는 지난 8월 발생한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나 2007년 ‘나리(NARI)’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산바가 17일 오후 제주 서귀포 남쪽 해상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태풍은 중심기압 980헥토파스칼(h㎩)에 최대 풍속은 초속 31m, 강풍반경 350㎞의 ‘강한 태풍’으로 분류됐다. 이날 기준 태풍은 시속 12㎞의 느린 속도로 이동하면서 수온이 높은 해역의 수증기를 머금어 힘을 키웠다. 16일에는 산바가 중심기압 945헥토파스칼(h㎩), 초속 45m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몸집을 키울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16일 오전 제주 남쪽 먼바다를 시작으로 비가 오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오후에는 서해 남부와 동해 남부, 남해 전 해상에 강한 바람이 불고 물결이 매우 높게 일겠다. 기상청은 특히 16∼17일 제주도와 해안 지방에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0∼50m인 강풍이 불고 남해안과 동해안 지역에 시간당 최고 3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심 기압으로 볼 때 산바의 강도는 최저 중심기압 920헥토파스칼(h㎩)을 기록했던 볼라벤이나 나리(935헥토파스칼)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볼라벤은 지난달 제주도와 전남·지리산 지역에 250㎜의 비를 뿌렸고 서해안을 따라 이동하면서 이 지역에 초속 51.8m의 강풍이 불었다. 2007년 9월 발생한 나리 역시 제주도와 남해안 지방에 150㎜ 이상 비를 뿌렸다.
하지만 우리나라 북쪽에 상층 기압골이 버티고 있는 데다 현재 산바의 위치가 멀어 정확한 진로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기상청은 산바가 서해안 또는 대한해협을 통과하거나 남해안에 상륙해 우리나라를 관통하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해안이나 대한해협을 지나가면 중부 내륙 지방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나지만 남해안에 상륙한다면 우리나라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