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셰필드대, 인간배아줄기세포로 귀먹은 쥐 치료 성공
입력 2012-09-13 21:54
인간배아줄기세포로 청각장애 쥐의 청각을 회복시키는 실험이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BBC방송 등 영국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셰필드 대학 연구팀은 인간배아줄기세포를 나선신경절 신경세포(SGN·spiral ganglion neuron)로 분화시킨 뒤, 이 신경세포가 파괴돼 청각이 소실된 게르빌루스쥐(모래쥐)의 내이(內耳)에 이식해 청각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SGN은 소리 정보를 뇌의 신경계로 전달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SGN 손상으로 청력을 잃게 되는 청각신경병증(auditory neuropathy)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청각신경병증은 청각 상실 원인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SGN이 이식된 18마리의 게르빌루스쥐들은 10주 만에 청각의 평균 45%를 회복했다. 이 정도면 조용한 방에서 오가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 정도(약 50데시벨)의 청력이다.
연구팀은 쥐들은 3분의 1이 매우 양호한 치료효과를 나타냈고, 일부는 청각이 최고 90%까지 회복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3분의 1은 거의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쥐들의 청각회복 정도는 뇌가 소리자극을 받았을 때 전기신호를 내보내는 청성뇌간반응(auditory brainstem evoked response)으로 측정됐다.
연구팀이 청력실험에 게르빌루스쥐를 선택한 것은 이 쥐들이 보통 쥐와는 달리 사람과 가청범위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또 인간배아줄기세포를 내이의 유모세포(hair cell)로 분화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청력문제는 대부분 소리의 진동을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내이의 유모세포 손상으로 발생한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