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여사, 미얀마 외자 유치 주도… 의회 진출 이후 국내법 독소 조항 없애는데 앞장

입력 2012-09-13 19:20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의회에 진출한 아웅산 수치 여사가 미얀마의 외자 유치를 위해 국내법의 ‘독소 조항’을 없애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수치 여사는 지난 7일 의회가 외자유치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당초 포함됐던 ‘13개 전략 산업에 대해서는 최소 500만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는 내용을 삭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또 전략산업의 내국인과 외국인 지분율을 각각 51%와 49%에서 50대 50으로 똑같게 조정했다.

하지만 외국 자본들은 여전히 규제가 많다는 불만을 갖고 있고, 테인 세인 대통령이 법안 재심의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외국 투자자들은 유로머니가 주관한 포럼(12일)에서 다른 개도국처럼 미얀마도 외국인 지분 상한을 51%로 올리는 것이 현실적이며, 외국인이 전략산업으로 지정되지 않은 부문에는 마음대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3개 전략산업의 범위도 애매모호하며, 나중에 전략산업이 훨씬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WSJ는 미얀마가 민주화 개혁을 강조하기 위해 외자 유치를 적극 추진하지만 군부 등 기득권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각종 제재 장치를 두려는 것으로 외국 투자자들이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한 고위 정부관리는 “외자유치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대통령이 서명해야 확정된다”고 강조해 대통령의 재심의 요청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한편 수치 여사는 오는 19일 미국 의회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인 황금 메달을 받는다. 또 26일에는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교육 관련 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