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니잖아” 안도한 삼성·LG
입력 2012-09-13 19:00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판매에 집중하겠습니다.”
“추석 전에 옵티머스G가 나옵니다. 아이폰5에 신경 쓸 겨를 없습니다.”
12일(현지시간) 애플의 아이폰5 발표에도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자사 제품 판매에 주력하겠다”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시장은 이날 해외 언론들이 쏟아낸 혹평에 수긍했다. ‘아이폰5’가 지난해 트렌드를 뒤늦게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5의 4인치 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해 경쟁사들이 전략 스마트폰으로 내놓은 것이고 현재는 4.5인치 디스플레이 추세”라며 “여기에 롱텀에볼루션(LTE)의 경우도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이미 시장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나 LG전자에서 내놓을 회장님폰 ‘옵티머스G’ 사양이 더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나 LG가 애플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특히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갤럭시S3는 아이폰5 출시로 북미나 유럽 시장 판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3는 유럽 600만대, 아시아 450만대, 북미 400만대, 한국 250만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고른 판매를 보이면서 지난 5일 판매량 2000만대를 돌파했다. 최근엔 북미, 유럽,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선 판매량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아이폰이 이슈메이커긴 하지만 판매량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계에선 지난해 아이폰이 모델에 상관없이 총 250만대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출시된 아이폰4S도 현재까지 100만대 정도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삼성이 LTE 관련 특허소송을 벌일지도 주목된다. 삼성은 애플이 아이폰4S를 공개한 지 하루 만인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선례를 볼 때 이번에도 삼성이 즉각적인 제품 판매 금지 결정을 받아내 애플에 타격을 주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다.
LG는 아이폰5 출시 소식에 겉으론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옵티머스G’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LG는 애플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30%에 육박하던 시장 점유율이 10%대 후반까지 하락했다. 내부에선 아이폰5 이슈에 묻혀 G폰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평가조차 받지 못할까 염려하고 있다. LG는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아이폰5의 파고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