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원에 수입한 립스틱 3만6700원에 판 백화점… 8배 폭리

입력 2012-09-13 22:31


한국, 수입 화장품 가격 8개국 중 최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 가격이 일본이나 미국 등 주요 선진 8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립스틱 제품의 경우 국내 판매가격이 수입원가의 최대 8배에 육박했다.

서울YWCA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호주, 이탈리아 등 8개국 백화점에서 공통으로 판매되는 화장품 18종(에센스 6종·아이크림 5종·콤팩트파운데이션 2종·립스틱 5종)의 가격비교를 13일 공개했다.

각국의 평균 소비자가격에 명목환율을 적용하면 우리나라(9만7000원)는 일본(12만9556원), 호주(10만1853원)보다 다소 저렴했다. 그러나 물가 수준을 반영한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으로 가격 수준을 비교해보면 한국의 가격 수준은 월등히 높았다. 한국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일본 백화점의 평균 화장품 가격은 70.9로 71% 수준에 불과했고, 영국(58.8%), 프랑스(58.5%), 호주(46.4%) 등은 아예 반값 수준이었다. 인터넷쇼핑몰 판매가(총 4종)는 명목 환율로 환산해도 한국이 가장 비쌌다.

국내 백화점의 수입 화장품 판매가는 원산지에 비해서는 최대 2배 이상 비쌌다. 미국 브랜드인 크리니크의 ‘더마 화이트 브라이트 C 파우더’(콤팩트 파운데이션)의 국내 백화점 판매가(5만7000원)는 미국 현지 판매가격(2만4701원)의 2.31배에 달했다. 에스티로더, 키엘 등 미국에서 수입된 13개 제품이 국내 백화점에서 평균 1.51배, 프랑스가 원산지인 샤넬, 시슬리 등 11개 제품은 평균 1.2배 비싸게 팔리고 있다.

수입 브랜드들의 폐쇄적인 유통구조로 인해 수입 원가 대비 판매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탓이다. 서울YWCA가 대표적으로 립스틱의 수입 원가를 추정한 결과 세후 수입 원가는 4673원에 불과했다. 반면 국내 백화점 평균 판매가격은 3만6714원으로 7.9배나 뻥튀기 돼 있었다.

수입화장품의 제품별 가격비교 정보는 ‘스마트컨슈머’(www.smartconsumer.go.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