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재산 불리기 ‘채권형 펀드’ 공략 1순위”… 6대은행 PB 팀장 투자 상품 제안
입력 2012-09-13 21:49
‘어디 돈 굴릴 데 없나요?’
종잣돈 없이 다달이 작은 금액을 모아 재테크를 해야 하는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매월 일정액을 쪼개 투자에 나서지만 저금리 시대가 길어지면서 마땅한 투자 상품이 없어서다.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자니 모아둔 돈이 없고, 시간을 내 은행 창구에 앉아봐야 금리가 낮은 예·적금이나 적립식 펀드 가입에 그치기 일쑤다.
저금리를 돌파할 획기적 방법이 없을까. 6대 은행의 ‘잘 나가는’ 프라이빗 뱅킹(PB) 팀장들은 5종의 상품을 각각 제안했다. 이 상품들을 관통하는 투자 원칙은 간단명료하다. 높은 금리를 주는 해외로 눈을 돌리든지, 이자를 못 받는 대신 내는 세금을 줄이든지, 아니면 길게 보고 장기투자를 하든지.
국민일보가 13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IBK기업은행 등 6대 은행의 PB 팀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자 1순위로 꼽은 상품은 국내외 채권(채권형 펀드 포함)이었다. 채권은 금리가 떨어지면 가치(가격)가 올라간다. 금리가 떨어졌을 때는 채권을 팔아 추가 이익을 얻고, 떨어지지 않으면 만기에 약정이자를 받을 수 있다. 신한PWM스타센터 양회선 팀장은 “주식형 펀드의 경우 10∼20% 손실이 났을 경우 손절매가 쉽지 않지만 채권은 상대적으로 손실 폭이 적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데 따른 심리적 부담이 적다”면서 “국내외 채권이나 채권형 펀드에 투자했다가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 공격적인 투자 수단으로 바꾸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채권은 브라질 채권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은행 창구에서 매입할 수 있다. 공격형 투자자라면 브라질이나 하이일드 채권 투자를 노려볼 만하다. 고위험·고수익 펀드로 분류되는 하이일드 펀드는 한 펀드에 편입된 회사채가 1000여개에 이르는 만큼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펀드의 부도위험은 극히 낮다. 통상 연 7%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 11일 기준 4조2489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301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도 여전하다. ELS는 주가 수준이 일정범위 내에 들어온다는 조건으로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연 6.5∼12% 정도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또 글로벌 경제 상황이 불안한 만큼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 펀드로 눈길을 돌릴 만하다.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등 경기부양책이 화폐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대안 상품으로 제격이다. 매월 일정액을 입금하면 금을 사서 통장에 적립해주는 ‘골드뱅킹’, 금광기업이나 금 선물 등에 투자하는 금 펀드를 고려해볼 수 있다.
올해 말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는 절세 상품들도 가입을 서두르는 게 좋다. 목돈을 입금한 뒤 매달 연금처럼 이자를 지급받는 즉시연금 상품은 퇴직금 외에는 별다른 노후 대비를 하지 못한 퇴직자들에게는 효자 상품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현재 보험사의 공시 이율은 연 4.4∼4.5% 수준이다.
이 밖에 PB 팀장들은 호주 달러 외화예금, 글로벌 부동산 펀드도 제시했다. 호주 달러 외화예금은 호주의 고금리 혜택을 누리고 싶은 고객에게 적합하지만 글로벌 원자재 경기가 나빠지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부동산 펀드는 미국의 주택판매·건설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선진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