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心 따로… 조직 따로… 인혁당 사과 표명 엇박자 대선 길목 난맥상 드러내
입력 2012-09-13 22:03
대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새누리당이 조직의 난맥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김재원 의원은 13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공동대변인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두 번 세 번 성명이 발표되는 것 자체가 부주의하고 부적절한 정치적 행위”라며 “박근혜 후보는 비교적 정확하게 이 문제를 정리했는데 당에서 잘 이해하지 못해 빚어진 혼란”이라고 말했다. 전날 홍일표 대변인은 인혁당 사건에 대한 박 후보의 발언을 사과했지만, 박 후보는 곧바로 “논의한 적 없다”며 부정했다. 이상일 대변인까지 ‘개인 의견’으로 치부해버려 당이 사과했다가 번복한 꼴이 됐다.
이 때문에 후보와 당의 소통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혼선은 박 후보가 후보 선출 다음날인 지난달 21일 봉하마을을 전격 방문하면서부터 감지됐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하루 전 방문 계획을 듣기는 했지만 후보 측이 다 준비한 걸로 알았다”며 “방문 당일 준비가 안 된 걸 알고 부랴부랴 움직였다”고 토로했다. 지금도 당은 후보 일정을 하루 전에 통보 받는다.
대선조직 운영도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중앙선대위 발족 준비를 맡은 대선기획단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은 “일주일에 4차례 하루 최대 9시간 회의를 하지만 아직도 위원들끼리 공감대를 이뤄가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민행복추진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인선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박 후보 공약 1순위인 경제민주화를 두고는 티격태격 다투고 있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가 감정 섞인 설전을 주고받자 박 후보가 수습하는 형국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연일 이 원내대표와 생각이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대표인 남경필 의원은 자신들이 준비한 법안의 당론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 판국에 당 지도부는 경남도청을 방문하고 PK(부산·경남) 민심을 다독였다. 여당의 전통적 텃밭이었지만 이 지역 출신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장에 이어 가덕도 신공항 무산 등 악재로 여론이 심상치 않아서다. 박 후보는 강원도 홍천에서 열리는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연수에 참석하느라 동행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내에서는 대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야권 후보가 확정된 뒤 공세가 쏟아질 경우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는 박 후보지만 정작 당은 준비가 덜 됐다는 얘기가 많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