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공영방송이 웬 성전환자 토크쇼” 항의에 KBS N, 결국 ‘XY그녀’ 방송 보류
입력 2012-09-13 18:18
성전환자 토크쇼 ‘XY그녀’(본보 9월 3일자 29면)의 방송이 보류됐다. 교계 및 학부모 단체들은 안도하면서도 전면 폐지를 촉구했다.
KBS의 케이블방송 채널인 KBS N(사장 김영국)은 12일 오후 홈페이지(kbsn.co.kr)를 통해 “지난 6일 밤 첫 방송되었던 ‘XY그녀’에 대한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수용해 추후 방영을 보류키로 결정했다”며 “시청자 여러분의 애정 어린 관심과 조언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XY그녀’는 남자이지만 여자의 몸과 마음으로 살고 있는 트랜스젠더 17명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다. 이 때문에 방송 전부터 교계를 중심으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에스더기도운동과 나라사랑학부모회, 바른교육교사연대 등 237개 교계 및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트랜스젠더·성전환자 부추기는 KBS 반대 국민연합’(공동대표 이용희 교수)은 지난 2일 “트랜스젠더와 동성애가 미디어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확산되면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폐지를 촉구했다. 첫 방송 직후에는 시청자 게시판에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시청자 요구가 빗발쳤다.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는 KBS N의 이번 결정에 환영 의사를 표시하면서도 “프로그램 보류가 아니라 완전히 폐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밝은인터넷 대표 정성희 목사는 “이 같은 프로그램은 특히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성 정체성에 혼란을 안길 수 있으므로 완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 N 관계자는 “시청자의 반발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방송 재개 시점과 폐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프로그램 폐지를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방송계 관계자는 “방송 보류라고 했지만 시청자의 반발이 너무 커 폐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