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치적 자화자찬’
입력 2012-09-12 19:35
퇴임을 앞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자신의 실적을 각인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원 총리는 11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개막한 ‘제6차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에 참석해 경제 분야에서 중국 정부가 이룬 성과를 강조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도 “중국은 여전히 발전 궤도상에 있으며, 정부는 추가부양의 ‘여력’이 있지만 서두르지 않는 것일 뿐”이라는 원 총리의 연설 내용을 전하며 맞장구를 치는 모양새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 총리가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경제정책을 총괄해 온 자신의 업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WEF에서 원 총리가 재임기간 동안 1억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00여 달러에서 5432달러로 상승한 것을 상기시켰다고 전하며, 도시화율이 39.1%에서 51.3%로 높아진 점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 내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원 총리의 정책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한다. 원 총리의 집권기간에 중국경제의 구조적 불균형이 오히려 더 악화됐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무원 자문학자는 FT에 “원자바오가 앞선 고도성장의 과실을 따먹는 사실상의 과도정부를 이끌어 왔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원자바오가 부양책을 실행하면서 너무 많은 돈을 잘못된 쪽에 썼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증권사들도 잇달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아 원 총리의 발언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