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두송중학교 ‘인성교육의 기적’… 대안교실 운영하니 폭력 ‘뚝’ 성적 ‘쑥’
입력 2012-09-12 22:11
부산 두송중학교는 ‘문제아’와 ‘학교폭력’, 이 두 가지가 없는 학교로 유명하다. 지난해부터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학교 내 대안교실’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난 후 일제히 국·영·수 중심 방과후수업에 들어가는 다른 학교와 달리 학교폭력 고위험군·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모아 매주 운동 및 문화체험, 봉사활동을 하는 방과후 대안교실을 운영해 왔다. 원하면 언제든 심리상담은 물론 미술·놀이 치료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위 클래스(Wee Class)’와도 유기적으로 연동했다. 국민일보는 2009년 7∼12월 위기학생을 돕기 위한 캠페인을 주도하면서 위 클래스 확산을 주도했었다.
두송중은 위 클래스 전문상담교사의 집중적인 부적응 치유 프로그램 덕에 한때 ‘문제아’ ‘학교폭력 가해자’라 불렸던 학생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7명에 달했던 학교폭력 학생은 올해 3명으로 줄었다. 흡연·무단 조퇴 등으로 선도위원회 징계를 받았던 학생도 38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대안교실 3학년 학생 12명 중 7명은 성적이 향상되는 기쁨도 맛봤다. 신재복 교사는 “아이들이 위 클래스 상담교사를 누나 또는 이모처럼 따르며 고민이나 속내를 털어놓는다”며 “한 학기 만에 학교폭력·비행 학생 비율이 3분의 1로 줄어든 것을 보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12일 이 학교를 찾아가 하루 종일 학교폭력 책임교사를 자청한 것도 바로 ‘두송중의 성공’을 격려·지원하기 위해서다. 이 장관은 이날 ‘어울림 프로그램’에 참여해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실 바닥에 둘러앉아 학생들과 ‘화성인에게 두송중 광고하기’라는 주제로 전지에 그림을 그려 직접 발표를 하는가 하면, 점심시간에는 함께 급식을 먹으며 밥상머리 교육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위 클래스 상담교사 3명과 함께 학교 부적응 학생 1명을 직접 상담하며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장관은 “현장에 직접 와보니 생활지도 선생님 등의 노고로 많은 변화가 있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며 “이런 좋은 프로그램이 많은 학교로 확대돼 우리 아이들이 창의력뿐만 아니라 인성도 갖출 수 있도록 앞으로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부산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두송중을 비롯한 부산 169개 중학교에 배치된 학교폭력 책임교사의 수업시수를 주당 10시간으로 단축하고 보조교사 채용예산을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