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닥공’ 원정 울렁증에 삐끗… 카타르 대승 이후 다시 징크스 재발 조짐
입력 2012-09-12 22:17
“원정 울렁증을 어쩌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고민에 빠졌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 3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대 2로 비겼다. 3연승을 거둬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 8부 능선을 넘겠다는 계획도 어긋났다. 월드컵 3차 예선 때부터 애를 먹은 원정 울렁증이 도지는 분위기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쿠웨이트 원정에서 고전 끝에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같은 해 11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3차 예선에선 1대 2로 패해 감독이 경질되기도 했다. 지난 6월 9일 카타르와의 원정 최종 예선에서 4대 1로 대승하며 원정 울렁증을 떨쳐낸 듯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다시 증세가 나타났다.
우리 선수들은 약체로 평가된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기선 제압에 실패했다. 3만5000여 명의 홈 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은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초반부터 거칠게 밀어붙였다. 당황한 우리 선수들은 경기를 풀어 나가지 못했다.
‘최강희호’의 다음 경기는 10월 17일 새벽 0시30분에 열리는 이란 원정전이다. 한국은 2승1무로 승점 7점을 확보해 A조 선두를 지켰지만 이란전에서 원정 울렁증을 극복하지 못하면 브라질로 가는 길은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하위팀 반란’이 일어났다. 아시아권 축구는 갈수록 실력이 평준화되는 추세다. 이러다 보니 실력보다 분위기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우선 B조에서 호주(FIFA 랭킹 25위)가 요르단(87위)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 2로 패했다. 승점 4점을 확보한 요르단은 2위로 올라섰고 호주(승점 2점)는 3위로 떨어졌다. 한국과 같은 A조에선 이란(54위·1승1무1패)이 레바논(124위·1승1무2패)과의 원정경기에서 0대 1로 졌다. 그나마 B조의 일본(23위)이 이라크(78위)에 1대 0 승리를 거둬 체면을 지켰다. 승점 10점을 쌓은 일본은 조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