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中 시안 반도체 공장 첫삽… 총 70억 달러 투자 계획

입력 2012-09-12 22:15


삼성전자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트랙에 나섰다. 급성장 중인 중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면서 반도체의 본고장 미국에 세운 오스틴 공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의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2일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고신공업개발구 140만㎡ 부지에서 ‘삼성 중국 반도체’ 공장 기공식을 열고 건설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초기 23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중국에 투자한 역대 최대 규모인 총 7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시안 공장은 차세대 10나노급 낸드 플래시 생산라인으로 2014년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차세대 10나노급 낸드 플래시는 스마트폰 등 각종 스마트기기, 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로 향후 세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달 미국 오스틴 낸드 플래시 라인을 모바일기기와 디지털 가전, 자동차, 첨단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 시스템 반도체 라인으로 전환했다. 한국의 화성 공장을 중심으로 우로는 오스틴의 시스템 반도체, 좌로는 중국 시안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라는 구도를 만들어 세계 시장을 아우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안은 중국의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는 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컴퓨터, 스마트폰, 평면 TV 등 정보통신 제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면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성장을 이끌어갈 서부 내륙 지역으로 글로벌 IT 기업들이 이동하면서 즉각적인 부품을 공급하려면 중국 내 공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미 인텔이나 하이닉스 등이 중국에 12인치 웨이퍼 반도체 설비를 운영하고 있고 다른 회사들도 중국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시안은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서부대개발의 과학기술 중심도시로 반도체 생산라인 운용은 물론 글로벌 전략 강화에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라인 운용에 필요한 산업 용수와 전기 공급이 원활하고 37개의 대학교, 3000여개의 연구기관이 있어 반도체 산업에서의 핵심인 우수인재 확보에도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