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7개월만에 문닫은 서울 알뜰주유소 1호점
입력 2012-09-12 19:06
서울지역 알뜰주유소 1호점인 시흥동 형제주유소가 영업 7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알뜰주유소 폐업 1호점을 놓고 정부는 “개별 주유소의 자금 사정 탓”이라고 했지만 업계는 “한국석유공사의 공급가가 싸지 않은 탓”이라며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2일 “서울 시흥동 형제주유소가 11일 사장 개인의 자금 문제로 문을 닫았다”면서 “은행이 채권 회수를 위해 주유소 매각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10일 서울의 첫 알뜰주유소로 문을 연 형제주유소는 영업 당시 인근 금천구 주유소와 가격차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정유사 브랜드 주유소는 ℓ당 50∼100원의 할인카드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졌다.
지경부는 12일 기준 서울의 알뜰주유소가 일반 주유소보다 휘발유는 평균 101원, 경유는 126원 더 싸다고 밝혔다. 하지만 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 원가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알뜰주유소 연합체인 한국자영주유소연합회는 “알뜰주유소가 들어서면 대형 정유사가 인근 브랜드 주유소에 값을 낮춰 공급하기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알뜰주유소는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기름값이 묘하다’ 발언 이후 지경부가 동원돼 유가를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됐다. 기존 브랜드 주유소가 알뜰로 전환하면 정부에서 페인트 도색 비용 등 시설개선자금을 지원한다.
8월 말까지 전국에 800개 넘게 등장했으며 정부의 목표는 연말까지 1000개를 넘기는 것이다. 양자 간 공방을 은근히 즐기고 있는 대형 정유사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개별 주유소 매출은 전체의 10% 남짓”이라며 “개별 주유소 문제는 경영상 큰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