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장애 대란 속 SKT 웃었다… ‘17만원 갤스3 사태’ 순증 늘어
입력 2012-09-12 22:24
이동통신사들이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며 가입자 빼앗기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 간 번호이동을 지원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번호이동 건수가 폭주해 한때 번호이동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번호이동 가입자는 전산처리가 완료돼야 새로 산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번호를 이동하려는 가입자들도 휴대전화 개통 지연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신사들 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통신업계 내부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주말 예약 가입자까지 더해 번호이동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10일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이 총 2만1351명이었다. SK텔레콤은 9월 첫 월요일이었던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총 1만7212명이 다른 이통사로 가면서 순감했던 숫자보다 10일 하루 동안 더 많은 순증자를 확보한 셈이다.
가장 큰 손해를 본 쪽은 KT였다. 이달 들어 순조롭게 번호이동 가입자 수를 늘려가던 KT는 10일 순감 폭탄을 맞았다. 무려 2만3279명이 빠져나갔다. KT는 3일부터 6일까지 1만1666명의 순증자 수를 기록했지만 보조금 경쟁이 시작된 7일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KT에서 SK텔레콤으로 갈아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무려 2만3775명이 SK텔레콤으로 이통사를 바꿨다. 반대로 SK텔레콤에서 KT로 간 가입자는 7377명에 불과했다. 이통사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보조금 확대 이전부터 꾸준히 순증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을 할 경우 사용자들은 1위 사업자를 선택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들은 “9월 들어 순증자 수가 줄어든 SK텔레콤이 보조금 경쟁을 촉발하면서 덕을 본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SK텔레콤 탓으로 돌렸다.
이 과정에서 KT가 보조금을 쏟아부었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전산장애를 이유로 번호이동을 지연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