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업가에 “비자금 주겠다” 20억 가로채

입력 2012-09-12 18:57

국내 사정에 어두운 70대 일본인에게 접근해 거액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2일 일본인 사업가를 상대로 한국은행이 발행한 ‘비자금’을 넘겨주겠다며 2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경가법상 사기)로 안모(46)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안씨 등은 지난해 8월 일본인 사업가 N씨(70)에게 접근해 “한국은행에서 만든 일련번호가 같은 쌍둥이 지폐 35억원을 비자금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20억원을 주면 5만원권 신권으로 35억원을 주겠다”고 속였다. 이들은 자신을 특수기관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N씨에게 비닐로 봉인된 2000만원 상당의 1만원권 다발을 보여주기도 했다.

안씨 등은 같은 해 9월 14일 N씨로부터 수표 20억원을 받은 뒤 “경기도 일산에 있는 비자금 창고로 가자”며 이동하던 중 N씨가 주유소에서 가스를 충전하는 틈을 노려 도주했다. 이들은 N씨로부터 받은 20억짜리 수표를 차명계좌로 분산시키는 자금세탁까지 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 왔다. 경찰은 달아난 공범 이모(52)씨를 추적 중이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