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쌓은 노하우 썩히긴 싫다… “인생 2막 열자” 밀려든 구직 인파

입력 2012-09-12 19:22


일자리를 찾는 50대 퇴직자는 ‘나를 채용할 회사가 있을까’ 하는 걱정과 ‘다시 일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교차했다. 경험 있는 숙련가를 찾는 우량 중소기업은 숨어있는 장인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2일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공동으로 경기도 일산 킨텍스홀에서 ‘2012 베이비부머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포스코 등 9대 대기업의 협력업체 100개와 42개 일반 중소기업 등 142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들 업체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1190명을 경력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전경련은 베이비부머 취업박람회 사상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인생 2막을 찾는 베이비부머 4000여명이 박람회를 둘러봤다.

무역회사를 다니다 지난해 퇴직했다는 이동준(53)씨는 “경제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30년 넘게 회사 생활한 노하우를 그냥 썩히긴 아쉽다는 생각에 박람회에 오게 됐다”면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직장을 찾아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베이비붐 세대 경력사원을 찾는 중소기업들도 인재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철강산업용 센서를 만드는 우진일렉트로나이트의 이영석(55) 상무는 “베이비붐 세대는 젊은 층이 갖지 못한 경험과 기술이 있다”면서 “기술력이 뛰어난 3∼5명 정도를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건강검진관에서는 무료 건강검진서비스를 제공했고 이력서 사진촬영관에서는 베이비붐 세대를 위해 무료 사진 4장을 찍어줬다.

이력서 컨설팅관에서 조언을 담당한 문성재 고용부 부천고용센터 취업지원관은 “베이비붐 세대는 성장과정이나 학력보다 ‘내가 어떤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는 식의 성공 에피소드 중심으로 이력서를 기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사를 주관한 전경련의 김동준 수석컨설턴트는 “나이보다 능력이 우선”이라며 “능력 있는 베이비붐 세대들을 위한 재취업 직무교육 등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