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4차원 소녀’ 김장미, 거침없는 발언은 계속된다
입력 2012-09-12 19:38
“TV 예능 프로그램은 계속 출연하고 싶네요. CF는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런던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김장미(20·부산광역시청)는 ‘4차원 소녀’로 불리며 최고 인기를 끌었다. 경기가 끝난 후 독특한 언변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끝난 지 딱 한 달이 지난 12일 충북 진천에 있는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김장미는 여전히 4차원이었다. 질문에 대한 답도 거침이 없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을 묻자 김장미는 대뜸 “이런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말을 흘리다 에라 모르겠다는 듯 “감독님의 대우가 달라지셨다”는 엉뚱한 답을 했다. 변경수 총감독이 전에는 자신에게 호통을 치고 어리다고 핀잔을 많이 줬는데 이제는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해 좋다고 한다. 옆에 있던 남자 50m 권총 은메달리스트 최영래(30·경기도청)가 “그건 휴식 차원에서 감독님이 배려하는 거야”라고 핀잔을 줬지만 김장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감독님이 뒤에서 내 자랑 많이 한다고 들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고 나선 곧바로 TV에 출연한 오락프로그램 이야기로 말을 옮겼다. “너무 재미있었다. 또 출연하고 싶다”고 꼭 써달라는 것이었다. 왜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으냐고 물으니 또다시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TV 뉴스 출연은 자신에게 너무 안 맞기 때문이란다. 한번은 TV 뉴스 인터뷰에 나갔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 장난을 살짝 쳤다고 한다. 그런데 아나운서들이 당황했단다. 김장미는 “뉴스는 재미없다. 예능 프로그램은 내가 재미있기 때문에 더 출연해보고 싶다. 꼭 ‘런닝맨’에 나가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천진난만하게 예능프로그램에서 만난 개그맨 유재석과 요즘도 안부를 주고받고 있다고 자랑도 했다. 올림픽 후 또 달라진 점에 대해선 돌아다닐 때마다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저기서 사인 공세가 밀려오고, 식당에 가면 밥값을 내지 말라고 하거나 더 좋은 음식을 대접해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말과 행동에 거침없는 신세대지만 김장미는 빠짐없이 시합과 연습에 집중한다. 실제 김장미는 지난주 열린 제42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다. 김장미는 “올림픽 때 인기는 잠깐이라고 감독님이 말씀해주신다. 나도 이를 잘 안다”면서도 “시합에도 집중하고 현재 상황도 함께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김장미는 끝으로 내주 열리는 경찰청장기 사격대회와 다음 달 전국체전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 이유도 4차원이었다. “전국체전은 연봉이 걸려있어요. 시군청 소속 선수들에게 전국체전은 올림픽보다 더 큰 시합입니다.”
진천=글·사진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