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짙은 불황 그림자… 취업자 증가폭 올 들어 최저
입력 2012-09-12 19:23
불황의 그림자가 고용시장에 짙게 드리워졌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올 들어 가장 낮아졌고, 실업자 수는 1년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아예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크게 늘었다.
통계청은 12일 ‘8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지난달 취업자 수가 2485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1∼5월 40만명 수준을 유지하다 6월 36만5000명으로 떨어졌었다. 7월에 47만명으로 반짝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76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00명 증가했다. 실업자 수는 지난해 6월 이후 지난달까지는 계속 감소세였다.
청년층(15∼29세) 고용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20대의 경우 취업자 수가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지난달 20대의 취업자 수 감소 폭은 9만8000명으로 7월(2만5000명)의 4배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청년층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6% 포인트 하락했고, 청년층 실업률은 0.1% 포인트 높아졌다.
통계청은 부진한 고용 상황의 원인으로 “추석이 예년보다 빨랐던 지난해의 경우 8월에 20대 중심으로 일용직 취업자가 크게 늘었던 기저효과와 함께 올해 8월에는 무더운 날씨 등에 따른 취업 감소 영향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경기 둔화가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줬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자영업자, 무급가족종사자 등이 포함되는 비(非)임금근로자의 증가율(2.0%)은 임금근로자 증가율(1.3%)을 앞질렀다. 일자리가 없다보니 자영업으로 돌아서거나 가족이 하는 일을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여기에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도 늘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04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18만명) 늘었다. 특히 일할 능력과 취업 의사가 있는 데도 구직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는 전년 동월(21만명) 대비 7.1%(1만5000명)나 급증했다.
반면 단시간 취업자 수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36시간 미만 단시간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1% 늘었고, 18시간 미만 초단시간 취업자 수는 22.8%나 뛰었다.
문제는 올 연말에 가까울수록 고용시장이 더 얼어붙을 것이라는 데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에 있었던 추석 연휴 영향 등으로 이달에는 취업자 증가폭이 일시적으로 커지겠지만, 4분기 이후 고용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