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늘고 기소는 줄었다… 아동·청소년 성폭력 4년째 51% 폭증
입력 2012-09-12 23:08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범이 최근 4년간 51%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검찰이 성폭력 사범을 기소해 재판에 넘긴 비율은 오히려 줄었다.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이 12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성폭력사범 처리현황’에 따르면 성폭력사범은 2008년 1만6919명에서 지난해 2만1842명으로 29%나 증가했다. 특히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사범은 2008년 2593명에서 지난해 3922명으로 1329명(51%)이나 늘었다. 검찰은 올해도 지난 6월말까지 1597명을 처분했다. 전체 성폭력사범 중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율도 2008년 15.3%에서 올해 18.2% 수준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기소율은 낮았다. 검찰은 최근 5년간 8만6649건의 성폭력 범죄를 처리했지만 이 중 3만6697명만 기소했고 4만140명은 ‘혐의없음’ ‘기소유예’ ‘각하’ 등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9812건은 기소중지, 참고인중지 등의 처분을 내렸다.
정부는 2010년 4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경우 친고죄를 폐지했다. 하지만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사범 기소율은 2010년 44.3%에서 지난 6월말 현재 42.6%로 오히려 뒷걸음이다. 특히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사범은 2008년 975명 접수돼 609명(62.4%)이 기소됐지만 지난해에는 892명 중 488명(54.7%)만 기소됐다. 올해도 389명 중 196명(50.3%)만 기소됐다. 성인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하는 경우가 많아 처벌이 어려운 탓에 기소율은 41%에 그쳤다.
법무법인 한중의 이승우 변호사는 “성폭력 사범에 대한 양형기준이 높아져 법원도 유·무죄를 따질 때 증거를 엄격히 보게 됐다”며 “하지만 아동 성범죄는 면식범에 의해 은밀히 이뤄지고 아동의 진술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범죄사실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