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 가구·영화 흥행 따라 우대금리 지급합니다”

입력 2012-09-12 22:09


월급을 쪼개 재테크를 하는 서민들은 저금리 때문에 요즘 골치가 아프다. 부자들처럼 목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얼어붙은 경기도 해빙(解氷) 기미가 안보이니 자칫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증시는 하루가 다르게 출렁거리고 있어 원금 훼손 우려에 시달리는 서민들은 주식시장도 바라보기 어렵다.

3년 5개월 만인 지난 7월에 기준금리를 낮춘 한국은행은 이달에도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의 고금리 예·적금상품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눈 씻고 찾아봐도 연 4%대 이자를 주는 금융상품을 찾기 힘들다.

이럴 때는 특정 조건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 자신의 전문분야나 취미, 혹은 자녀 계획을 바탕으로 투자 상품을 찾는다면 연 0.5% 포인트 안팎의 ‘쏠쏠한’ 추가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이 참에 ‘둘째’ 가져볼까=시중은행 가운데 다자녀 가구에 대한 혜택을 주는 곳이 많다. 가족 수가 많다보니 금융 수요가 많을 뿐 아니라 자녀를 잠재적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다. 외환은행은 ‘꿈 가득한 적금’과 ‘행복한 가족 적금’ 등 2가지 상품을 판매 중이다. ‘꿈 가득한 적금’은 예금 거래 신청서에 자신의 꿈을 기재하면 연 0.2% 포인트, 가족 고객 2명이 고객으로 등록하면 연 0.2% 포인트, 자녀가 3명 이상이면 연 0.3%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행복한 가족적금’은 가족 2명 이상이 신규 가입하는 경우 연 0.2% 추가 금리를 준다.

IBK기업은행의 ‘IBK 탄생 기쁨 적금’은 만 5세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 재테크 통장이다. 자유적립식이며 1년제 기본금리는 연 3.3%이지만 자녀가 2명 이상이면 금리를 연 0.2% 포인트를 더 높여준다. 신규가입, 자동이체, 적금 재예치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각각 연 0.2% 포인트의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의 ‘아기플러스 적금’은 신한 ‘고운맘 카드’와 연계한 상품이다. ‘고운맘 카드’ 결제계좌를 신한은행으로 지정하고 1개월 이상 유지를 한 실적이 있으면 연 0.2% 포인트를 더 준다. 인터넷뱅킹으로 신규 가입할 경우에는 연 0.1% 포인트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영화 흥행에 따라 금리도 오른다=최근 김기덕 감독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으면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권은 영화 흥행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을 발 빠르게 내놓았다.

KB국민은행은 최근 ‘KB영화사랑 적금’ 가입자들에게 연 0.5%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줬다. 영화 ‘도둑들’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약정한 이율을 제공한 것. 이 적금은 영화를 가리지 않고 가입 전 2개월, 가입 후 2개월 사이에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어떤 영화라도 관객 300만명 이상이 되면 연 0.1% 포인트, 500만명 이상일 때는 연 0.3% 포인트, 1000만명 이상일 때는 연 0.5% 포인트의 ‘한국영화 응원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올해 대작의 개봉 일정을 확인해 가입한다면 유용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최고 연 3.9%의 기본 이율에 각종 우대이율을 합할 경우 금리가 연 4.9%(3년제)까지 오른다.

우리은행은 영화 ‘간첩’의 흥행 실적에 따라 최고 연 0.2%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시네마정기예금을 다음 달 5일까지 2000억원 한도로 판매한다. 하나은행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관객 수에 따라 최고 연 0.2% 포인트의 금리를 더 얹어주는 ‘하나 e플러스 공동구매적금(6차)’을 판매 중이다.

◇연계 상품을 이용하라=개별 상품의 금리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패키지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전용인 ‘아이터치(iTouch)’ 패키지를 팔고 있다. 이 패키지는 ‘아이터치 우리통장’, ‘아이터치 그린적금’, ‘아이터치 우리예금’ 3가지 종류로 이뤄져있다. 우리은행이 발급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결제계좌를 ‘우리통장’으로 지정할 경우 100만원까지 최고 연 3.5%의 금리를 주고, ‘그린적금’에 대해서는 연 0.4% 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우리 예금’도 ‘우리통장’에서 금액을 예치할 경우 연 0.1% 포인트의 금리를 얹어준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