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희망에 목마른 세대

입력 2012-09-12 18:11


지난 8일 서울 양천구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매우 특이한 행사가 열렸다. 약 1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한 네티즌이 던진 “24인용 군용텐트 혼자 치기, 정말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이 이 행사의 발단이 되었다. 전체 무게가 220㎏에 이르고 보통 10여명의 병사가 함께 설치해야 하는 24인용 군용텐트를 한 사람이 설치한다는 것은 상식 밖이었다. 따라서 압도적인 다수의 네티즌, 특히 예비역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정적 의견의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Lv.7벌레’라는 아이디의 네티즌만은 당돌하게도 ‘되는데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일단 Lv.7벌레의 댓글이 자유게시판에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된다’와 ‘안 된다’로 팽팽히 맞섰고 급기야 일부 네티즌들은 국방부에 질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마침내 Lv.7벌레는 “2시간 안에 텐트를 완성할 경우 50만원을 받고 못 칠 경우엔 텐트 값을 물어 주겠다”며 공개행사를 제안했고 이에 네티즌들은 자발적으로 행사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한 온라인 게임업체가 행사를 주최하겠다고 나섰고 한 유명 연예인은 호텔 스위트룸 숙박권을 상품으로 내걸었으며 행사지원 물품 외에도 70여 종류 약 3000만원 상당의 협찬품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행사 당일에는 2000명이 넘는 관중이 행사 현장을 찾았고 한 유명 여가수는 자신의 일정까지 취소하고 자원하여 축하공연을 열었다. 마침내 현장에 등장한 Lv.7벌레는 그곳에 모인 관중의 힘찬 응원에 힘입어 비록 잠깐의 위기를 겪었지만 1시간30분(실제 소요시간은 50분) 안에 24인용 군용텐트 단독설치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행사는 온라인 매체들을 통하여 행사 당일에만 수십만명에게 생중계되었다.

이 사건이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첫째, 현대인들은 희망에 목마르다. 사실 이 행사를 지켜본 대부분의 관중은 텐트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골리앗 앞에 선 다윗’을 응원했다. 왜냐하면 바로 Lv.7벌레의 어처구니없는 도전이 절망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자신들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그가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랐고 그의 승리 속에서 자신들의 승리도 찾을 수 있었다. 둘째, 희망이 있는 곳에는 수많은 ‘자원자들’이 나타난다. 이번 행사는 희망의 현장에 참여하고픈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여기에 기업들과 유명인들까지 합세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스스로 고생하려는 사람들만큼 생기 넘치는 사람들이 어디 있을까?

그러므로 한국교회도 이 나라와 민족에게 ‘삶의 희망’을 보여주어야 한다. 마치 “저들은 우리의 밥이라”고 외친 여호수아와 갈렙처럼 절망의 그늘에 앉은 사람들에게 오늘도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그러면 마른 뼈들과 같이 절망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강한 군사들로 일어서서 ‘거룩한 옷을 입고 즐거이 헌신’(시편 110:3)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김학중 목사(안산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