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 허무한 무승부…이란전 걱정되네
입력 2012-09-12 00:39
태극전사들은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닥공’을 잊어버린 것 같았다. 날카로운 슈팅도, 과감한 돌파도, 매끄러운 패스도, 빠른 움직임도 보여주지 못했다. 공의 흐름은 뻑뻑하기만 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약체로 평가된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11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흐타고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홈팀 우즈베키스탄과 2대 2로 비겼다. 지난 6월 1, 2차전에서 카타르(4대 1 승)와 레바논(3대 0 승)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둔 대표팀은 이날 무승부로 2승1무가 됐다. 승점 7점을 확보한 한국은 A조 선두를 지켰다. 우즈베키스탄은 2무1패가 됐다.
우즈베키스탄은 초반부터 거칠게 나왔다. 한국은 압박축구로 우즈베키스탄의 파상 공세를 막아냈다. 그러나 전반 13분 골문이 뚫리고 말았다. 우즈베키스탄의 공격형 미드필더 제파로프가 오른쪽 코너킥을 올렸고, 투르수노프가 헤딩슛한 공이 기성용의 머리를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 분위기가 우즈베키스탄으로 확 넘어갔다.
한국은 전반 16분 득점 기회를 놓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이근호가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이동국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지만 이동국이 슈팅한 공은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말았다. 한국은 주도권을 좀처럼 빼앗아 오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20분 투르수노프에게 슈팅을 허용했다. 다행히 골키퍼 정성룡의 손에 걸려 실점 위기를 넘겼다.
전반 막판 한국의 공 흐름이 매끄러워지더니 44분 마침내 동점골이 터졌다. 기성용이 필드 왼쪽에서 높고 긴 프리킥을 올렸고,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골문 앞에서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곽태휘가 헤딩슛한 공은 골문 안으로 향했다. 우즈베키스탄 수비수가 뒤늦게 공을 걷어냈지만 자기편 네트를 흔들었을 뿐이었다. 자신의 A매치 6호 골을 터뜨린 곽태휘는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1-1로 맞서 있던 후반 11분. 역대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에서 3골을 기록 중이던 이동국은 우즈베키스탄 골문 앞에서 박주호의 스루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한국은 2분 후 코너킥으로 골을 허용해 2-2 동점을 허용했다.
2-2로 맞서 있던 후반 26분 이근호 대신 투입된 ‘조커’ 박주영은 막판 상대 골키퍼와 1대 1 상황에서 맞은 결정적인 골 찬스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이날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일본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최종예선 B조 경기에서 이라크를 1대 0으로 제압했다. 최종예선 전적 3승1무로 승점 10점을 기록한 일본은 5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사실상 예약했다. 이라크는 2무1패가 됐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