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안에 사상 첫 적조주의보

입력 2012-09-11 23:30

충남 서해안에 사상 처음으로 적조주의보가 발령돼 자치단체들이 피해 예방활동에 전력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보령시 원산도 연안에 10일 오후 6시를 기해 적조주의보를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이 해역에서는 유해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당 111∼1587개체 검출됐다. 적조주의보는 유해 적조생물이 ㎖당 300개체 이상 검출될 경우 발령된다.

충남도는 이날 오전 충남수산연구소에서 서해안 6개 시·군 수산과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적조피해 예방대책을 마련했다.

도는 적조가 급증할 경우 바다에 뿌릴 황토 8765t을 확보해 5개 시·군 연안에 비치하기로 했다. 황토를 바다에 뿌리면 황토 입자가 적조생물에 달라붙어 함께 바다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산소 차단막을 부수는 효과가 나타난다.

바다에 분포하는 식물성 플랑크톤 일종인 코클로디니움은 주로 여름철에 왕성하게 서식한다. 코클로디니움은 다량의 점액질을 갖고 있어 어류의 아가미에 부착될 경우 어류의 산소 흡입을 막아 결국 폐사를 일으킨다. 또 적조로 인해 해수면 위에 두터운 막이 형성되면 산소공급이 차단되기 때문에 양식장 어류의 대량 폐사도 발생한다.

충남도와 수산과학원은 최근 잇단 폭우로 육지의 영양염류가 바다로 대량 유입된 이후 일조량이 크게 늘면서 이런 환경을 좋아하는 코클로디니움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이 일대 연안의 수온이 코클로디니움의 성장에 적합한 23.4~24.7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영양염류와 일사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적조현상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가두리양식장이 집중돼 있는 천수만 해역의 경우는 아직까지 적조발생 밀도가 낮아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동안 한 주에 2차례 실시해온 정기예찰을 대폭 강화하고, 행정선·지도선·해경선·어선 등을 동원해 방제작업을 벌일 수 있는 동원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