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쪽방촌 ‘공동주방’ 생겼다

입력 2012-09-11 23:00


쪽방촌 주민들은 잠을 자기에도 좁은 3.3㎡ 남짓한 공간에서 밥을 지어야 해 항상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 무더운 여름엔 밥 짓는 것 자체가 고역이라 식사를 거르기 일쑤다. 이들이 조리하고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공동주방’이 서울 동자동에 처음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11일 오후 동자동 쪽방촌에서 ‘사랑방식도락’ 개소식을 가졌다. 참석한 마을 주민들은 이웃 상인들에게 떡을 돌리고 축원문을 써서 대들보에 붙이는 등 기쁨을 나눴다.

공동주방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명칭부터 활용방안, 운영방식 등을 정한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조성됐다. ‘밥이 있고 책이 있어 즐겁다’는 의미의 ‘사랑방식도락’이란 명칭도 9차례 주민회의를 거쳐 확정됐다. 설계 도면부터 시공, 시설비 마련은 공동주방 조성에 뜻을 같이한 비영리민간단체, 기업체, 대학교 등의 재능 및 성금 기부로 이뤄졌다. 공동주방 한쪽에는 다양한 책들이 비치돼 마을 도서관 역할도 한다.

시 관계자는 “한번에 1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좁은 공간을 주민들이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회원제나 시간대별로 이용하는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쪽방촌 공동주방 조성사업을 영등포와 창신동 등 9개 쪽방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