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원짜리 갤S3 놓칠라”… 보조금 폭탄에 대리점 북새통
입력 2012-09-11 22:21
“오후 3시 이후엔 가격이 또 달라질 수 있어요. 10분 안에 결정하셔야 합니다.”
“본사에서 오후 4시 무료 판매를 종료하라고 했습니다. 서두르세요.”
11일 오후 서울 도심에 있는 이동통신 대리점에 들어가 갤럭시S3 롱텀에볼루션(LTE) 단말기 개통에 대해 물어보면 직원들은 한결같은 답변을 했다. 서두르라는 것이었다.
바로 17만원짜리 갤럭시S3가 만든 진풍경이었다. 갤럭시S3 가격은 지난 7일 오후 27만원대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다음 날엔 17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주말부터 사람들은 대리점으로 몰려들었다. 이날도 갤럭시S3 LTE폰을 개통하려는 사람들로 대리점은 북새통을 이뤘다. 대리점 직원들은 조만간 보조금 혜택이 끝난다며 소비자들을 자극했다.
소동을 만든 것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였다. 이통사들은 이달부터 약정이 끝나는 아이폰4, 갤럭시S 가입자들을 LTE 시장의 신규고객으로 봤다. LTE 가입자 유치를 위해 올 상반기 막대한 마케팅 물량을 쏟아부었던 이통 3사는 이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또다시 대규모 지원금을 내걸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사람들이 갤럭시S3를 공짜로 받을 수는 없었다. 번호이동 가입자로 혜택의 대상을 제한했고 요금제는 월 6만2000원 이상을 선택해야 했다.
그럼에도 이통사의 전략은 먹혔다. 10일엔 주말 예약 가입자까지 더해 번호이동이 절정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주일 전이었던 3일 월요일에 비해 이통 3사의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4배나 많았다”고 말했다. 번호이동 가입자가 몰리면서 전산오류, 물량 부족 등 문제도 속출했다.
서울 명동의 한 대리점 직원은 “전산이 먹통인 데다 물량까지 소진되면서 더 이상 가입 고객을 받지 않겠다는 대리점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출시 직후 단말기를 개통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이 혼란스러워지자 결국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섰다. 방통위는 전날 이통 3사 상무급 임원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일정상 참석하지 못하는 사장 대신 전무급 임원을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방통위는 “과열 경쟁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신규가입자 모집을 금지하는 사실상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보조금 경쟁 중지를 요청하는 공문도 발송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통 3사는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끝나지 않을 싸움”이라며 “LTE 가입자 유치를 위해 누군가 경쟁을 시작하면 다른 통신사는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