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내주 입장 표명] “생각은 끝났다”… 민주 결선투표 없으면 18∼19일 등판
입력 2012-09-11 22:28
‘안철수의 생각’이 끝났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된 지 11개월 만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결론은 ‘대선 출마’인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11일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이 끝나면 수일 내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정치권은 안 원장의 입장 발표를 출마 선언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안 원장 측이 최근 들어 새누리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적극 대응하고 있고, 안 원장을 돕는 인사들이 점차 늘어 ‘선거대책본부’처럼 활동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불출마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안 원장의 한 측근은 “(자신의) 정치 참여가 사회를 발전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고 ‘그럴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측근도 “사실상 대선 출마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입장 발표를 할 것이란 신호는 며칠 전부터 여러 곳에서 감지됐다. 안 원장 측이 각계 전문가 위주의 실무단을 구성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했다. 여론 추이에도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안 원장과 가까운 민주당 송호창 의원이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는 시점 전후로 본인 의사를 표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자, 안 원창 측이 직접 입장 발표 계획을 밝혔다. 여야는 민주당 최종 경선일에서 2∼3일 정도 흐른 시점에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이 결선투표 없이 16일 대선후보를 선출할 경우 18∼19일이 유력하다.
안 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이다. 그동안 ‘안철수 스타일’로 기존 정치 문법을 깨뜨려온 만큼 출마 선언 형식도 다를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시민과 직접 대화하는 콘서트 형식 등이 거론된다. 안 원장 측은 “고민 중인데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했다.
안 원장이 공식 출마를 선언하면 18대 대선의 1차 승부처는 야권 후보 단일화가 될 전망이다. 근래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문 고문이 안 원장을 바짝 추격하고 있어 어떤 모양새로 단일화를 이뤄내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나 국민 경선 등을 혼합한 방안이 될 수도 있고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안철수’ 단일화 모델처럼 후보 양보 뒤 지지하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전격 불출마를 선언할 개연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도 있다. 안 원장은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정치에 참여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제 욕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