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리카싱, 亞 두 巨富의 만남… 휴대전화·네트워크 사업 중심 양 그룹 협력방안 논의

입력 2012-09-11 19:04


지난 10일 홍콩으로 출국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1일 아시아 최대 부호인 리카싱(李嘉誠) 청콩(長江)그룹 및 허치슨왐포아 회장을 만났다. 리카싱 회장은 세계 50여개국에서 500개에 달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재산이 255억 달러(약 2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건희 회장은 청콩그룹 영빈관에서 열린 이날 오찬 면담에서 리카싱 회장과 휴대전화와 네트워크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양 그룹 간의 광범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회장은 리카싱 회장에게 청콩그룹 산하 허치슨왐포아의 자회사인 H3G가 영국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 구축 사업을 수주했고 삼성전자가 이 사업의 기지국을 독점 공급하게 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삼성그룹은 밝혔다.

또 두 회장은 삼성물산이 지난 7월 홍콩 지하철 공사를 수주한 것을 계기로 향후 다른 사업에서도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청콩그룹은 항만과 발전, 수처리 운영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고, 삼성그룹은 해상 플랜트와 건설, 엔지니어링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양사가 협력할 여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면담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배석했다. 삼성그룹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과 청콩그룹 최고 경영진이 만나 상호 관심사와 향후 협력방안, 글로벌 경기침체와 양극화 해소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회장의 홍콩 출장에는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동행했다. 이 회장의 홍콩행은 유럽 출장을 다녀온 지 약 한 달 만이며 올 들어 다섯 번째 해외 출장이다.

이 회장과 함께 전용기에 오른 이부진 사장은 최근 신라면세점이 싱가포르 창이공항 매장 운영권을 따낸 것과 관련해 홍콩이나 동남아 국가 진출을 위해 업계 관계자들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