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도미노] 亞, 줄줄이 수출감소… 中 수입 줄이자 주요 교역국도 타격
입력 2012-09-11 18:55
일본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반 토막이 났다. 중국이 수입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호주에선 여러 해 동안 경제를 지탱해온 광산 개발 붐이 차갑게 식고 있다. 역시 중국의 내수 시장 축소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이 멈칫하면서 아시아 주요국이 휘청거리고 있
다.
중국 관세청은 지난달 수입이 1년 전에 비해 2.6% 줄었다고 11일 밝혔다. 유럽이나 미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보세 수입은 1.5%가 줄었고, 중국 내수용 수입은 7.5%나 급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대유럽 수출이 무려 13%나 줄어든 영향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유럽은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바클레이은행은 10일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7.9%에서 7.5%로 낮췄다.
홍콩 크레디트스위스의 수석경제분석가 덩타오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2009년처럼 다시 회복해 우리 모두를 구할 것인가가 핵심”이라며 “그 답은 아니오에 가깝다”고 밝혔다. 중국은 2009년 경제 회복을 위해 4조 위안(당시 환율기준 약 775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물가 상승 위험이 더 커진 데다 10년 만에 돌아온 최고권력 교체시기까지 겹쳐 강력한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 전역에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2분기 GDP 성장률이 0.7%로 예상치(1.4%)의 절반에 불과했던 일본은 물론 한국 대만에서도 수출이 급감하고 있고, 내수 시장의 힘으로 버텨온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도 재정 적자가 커지면서 경제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호주에서는 수출품 1·2위인 철광석과 석탄 가격이 급락하면서 폐광에 따른 해고가 속출하고 있다. 호주 최대 광산기업 BHP빌리턴은 퀸즈랜드 탄광 문을 닫았고, 엑스트라타는 6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HSBC는 최근 아시아 경제 보고서에서 “아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세계 철광석 수요의 60%를 차지한다. 중국의 원재료 수입 감소는 앞으로 수출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