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찬양’ 나사렛대학교의 힘… 장애인올림픽 한국 금메달 9개중 3개는 同門
입력 2012-09-11 21:24
장애를 딛고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낸 ‘태극전사’들이 돌아왔다. 11일 오후 4시, 제14회 2012 런던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인천국제공항 내 입국 환영행사장에 들어섰다. 78명의 선수들 얼굴에는 승·패의 그림자는 없었다. 스포츠 축제의 기쁨만 남아 있는 듯했다. 이날 환영식에는 선수와 지원단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나사렛대학교 스포츠단에서 훈련해 온 수영 종목 임우근(25) 민병언(27) 선수와 보치아에 출전한 최예진(21·여)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 선수는 지난 6일 런던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남자 수영 평형(SB5) 100m 결승에서 1분43초06의 기록으로 1위를 했다. 이틀 뒤인 8일 민 선수가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배영(SB3) 결승에서 42초5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다음날인 9일엔 한국 선수끼리 메달 색을 놓고 경쟁한 보치아 종목에서 최 선수가 승리의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신학대학으로 출발했지만 재활복지특성화 대학을 표방해 온 나사렛대학교는 지난 2005년부터 장애인 스포츠단을 운영하며 장애인 스포츠를 통한 재활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이번 패럴림픽에는 금메달을 획득한 세 선수를 포함해 사이클 진용식 선수, 사격 이유정 선수 등 모두 5명의 단원이 참가했다. 현재 수영, 보치아, 유도 등 12개 종목에서 30여명의 선수가 운동하고 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세 선수는 기쁨과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임 선수는 “훈련장소와 코치를 구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기도로 응원해주신 교수님과 친구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었다”며 금메달 획득의 영광을 하나님께 돌렸다. 민 선수는 “힘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며 “성원해 주신 모든 분, 특히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 선수는 “엄마가 없었다면 힘겨운 도전을 이겨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엄마와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나사렛대 스포츠단 김태형(39) 단장(특수체육학과 교수)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해 국내 최고의 장애인 스포츠 선수단이 될 수 있었다”며 “꿈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준 학생들이 고맙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특히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2008년부터 지원한 인재육성 장학금이 우수 선수들을 양성하는 데 큰 몫을 했다”며 “정부와 지역사회 및 유관기관과의 유기적 협조를 통해 더욱 많은 장애인 선수들이 배출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환영행사에 참석한 신민규 나사렛대 총장은 “이번 장애인올림픽을 대비해 훈련에 매진한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특히 선수들이 학업과 운동, 장애라는 3중고를 극복하고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메달 획득 여부를 떠나 훌륭한 경기를 펼친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고 격려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