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쌍용’ 15개월만에 뭉쳤다… 청용-성용 선발 출격
입력 2012-09-10 19:09
‘쌍용’이 발톱을 한껏 세운 채 동반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이청용(24·볼턴)과 기성용(23·스완지시티)은 1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 3차전에 출전한다. 두 선수가 대표팀에서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건 지난해 6월 가나와의 평가전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이청용과 기성용은 함께 청소년대표와 올림픽대표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유럽 무대로 진출하기 전까지 K리그 FC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사이다. 2008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두 선수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을 거치면서 대표팀의 주전자리도 꿰찼다.
욱하는 성질이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은 그라운드에 서면 중원을 지배하는 사자로 돌변한다. 강력한 중거리 슛과 정확한 킥 능력이 장점이다. 순발력이 넘치는 오른쪽 미드필더 이청용은 공격적인 치타가 된다. 과감한 돌파와 뛰어난 개인기로 대표팀의 공격력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둘에겐 기분 좋은 ‘우즈베키스탄 추억’이 있다. 4년 전이다. 2008년 10월 11일 한국 대표팀은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대비해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치렀다. 이 경기의 선제 결승골이 바로 ‘쌍용’의 합작품이었던 것. 경기 시작 3분 만에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코너 부근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중원에 있던 기성용은 아크서클에서 왼발 발리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쌍용’의 위력은 남아공월드컵에서도 돋보였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 때였다. 한국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23분, 미드필드 왼쪽 진영에서 프리킥을 얻은 상황. 기성용이 길게 문전으로 띄운 공을 상대 수비수가 헤딩으로 막아냈으나 공중으로 떴다. 그 순간 왼쪽 골 지역에 있던 이청용이 헤딩슛으로 네트를 흔들었다. 조별리그 3경기 무실점을 기록했던 우루과이 철벽 수비진이 처음으로 무너진 순간이었다. ‘최강희호’에서 처음으로 동반 출장하는 ‘쌍용’이 최 감독의 ‘닥공(닥치고 공격)’을 어떻게 펼쳐 보일지 팬들의 눈길이 둘의 발끝으로 쏠리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