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회비↑ 포인트 적립↓… 수수료율 인하 따른 수익 감소 피해 소비자에 떠넘겨

입력 2012-09-10 18:53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경영상황이 나빠진 카드사들이 소비자에게 수익 감소에 따른 피해를 떠넘기고 있다. 연회비를 올리고 수익성이 낮은 카드를 없애는가 하면, 포인트 적립률을 낮추고 있다.

삼성카드는 10일 ‘삼성카드 7+’ 가족카드의 연회비를 2만원에서 3만원으로 올렸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연회비가 6만원에 달하는 일반 ‘삼성카드 7+’와 비슷한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가족카드의 연회비 인상은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도 현재 부가서비스 혜택을 유지하는 대신 일부 카드의 연회비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 들어 경영이 악화된 카드사들은 그동안 혜택과 포인트 적립률 등을 낮추며 수지를 맞춰왔다. 최근 금융당국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축소에 부정적 의견을 내비치자 연회비 인상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카드사들은 또 이전과 같은 혜택을 받으려면 카드를 더 많이 써야 하는 등 부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한층 까다롭게 만들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내년 3월부터 ‘와이즈홈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격조건을 세분화해 사실상 혜택을 줄일 방침이다. 아파트 관리비 및 통신요금 자동납부 10% 할인의 경우 월 30만원 이상을 쓰면 최대 1만원 할인을 받았지만 월 60만원 이상을 써야 하는 것으로 조건을 강화한다. 대학 등록금·세금 등 지출규모가 큰 항목은 전월 사용 실적에 포함시키지 않아 전월 사용실적에 따라 주는 할인 등의 서비스도 축소한다.

이용 고객이 적어 수익성이 낮은 서비스는 아예 없애는 경우도 있다. 신한카드는 ‘온세텔레콤-신한카드’는 오는 12월 29일, ‘정상제이엘에스-신한카드’는 내년 2월 5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해당 카드를 쓰는 고객은 다른 카드로 전환해야 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그동안 카드사가 막대한 부를 얻은 만큼 수수료율 인하 등 각종 제재에 따른 수익 감소는 스스로 부담해야 할 문제”라며 “고객과 약속한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것은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