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최헌씨 식도암으로 별세… ‘오동잎’ 등 많은 히트곡 70년대 그룹사운드 붐 리드
입력 2012-09-10 19:05
허스키한 저음의 목소리로 ‘오동잎’ 등을 발표하며 197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가수 최헌(64)이 10일 오전 식도암으로 별세했다.
함경북도 성진 출신인 고인은 70년대 그룹사운드 붐을 이끈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명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8군 무대를 시작으로 60년대 말 ‘챠밍가이스’ 등 밴드를 통해 활동을 시작했다. 70년대 들어서는 ‘히식스(He6)’ ‘최헌과 검은나비’ ‘호랑나비’ 등을 결성해 보컬과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오동잎’ ‘당신은 몰라’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77년 솔로로 독립한 뒤에도 ‘앵두’ ‘가을비 우산속’ 등을 연속 히트시키며 큰 인기를 누렸다. 78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 가수왕, ‘TBC 방송가요대상’ 최고가수상 등을 수상했다. 79년에는 고인의 히트곡을 영화로 만든 석래명 감독의 ‘가을비 우산 속에’가 개봉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이별 뒤에 남겨진 나’(2006), ‘울다 웃는 인생’(2009) 등을 발표하며 음악 활동을 계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식도암 진단을 받으며 1년 넘게 투병생활을 했다.
태진아(59) 대한가수협회장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선배와 후배들 사이에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해온 존경받는 가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성격은 굉장히 조용한 편이었다. 정이 많고 선배들을 깍듯이 모셔 많은 선후배들이 좋아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원로 방송인 송해(85)씨는 전날 ‘바다가 육지라면’으로 70년대 큰 사랑을 받은 조미미(본명 조미자) 별세 소식에 이어 비보가 잇따르자 “가슴이 텅 비어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배영혜씨와 딸 서윤, 아들 호준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건국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5시30분(02-2030-7902).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