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차 국제펜대회 노벨문학상 수상자 등 기조강연

입력 2012-09-10 19:06


국제펜(PEN)대회는 세계 문인의 축제로 ‘문학올림픽’으로 불린다. 국내에서 열리는 것은 1970년, 1988년에 이어 세 번째지만 민간 주도는 처음이다. 10일부터 15일까지 ‘문학, 미디어 그리고 인권’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세계 114개국 143개 센터의 해외문인 300여명, 국내문인 600여명이 참가해 대표단 총회와 분과회의, 시낭송회, 북사인회, 전시회 등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펜 한국본부 이길원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예로부터 문학을 숭상하던 나라 대한민국에서 세계 문학의 중심축을 이루는 회원과 대회를 개최하게 돼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나이지리아 월레 소잉카(1986년 수상)와 프랑스 르 클레지오(2008년)의 기조강연도 이어졌다.

소잉카는 “의사소통 능력이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면서 작가라는 직업 또는 창조성이라는 것이 대단치 않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창조성은 구속의 반대말이지만 권력은 구속을 좋아한다. 나는 창조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I create, therefore I am)”고 강연했다. 클레지오는 “미디어의 간략하고 순간적인 정보와는 달리 문학은 시대와 문화를 연결하고 인간의 삶보다 오래 지속하는 것을 창조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 수상자인 터키 오르한 파무크도 참석해 기조강연을 할 예정이었지만 모친 병세가 위중해 방한하지 못했다.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도 기조강연을 통해 “좌우의 이항대립과 그 경계를 넘어선 언어의 힘은 인권선언이나 법제도보다 훨씬 앞서 화랑이 걷던 오래된 길을 만들었다”며 ‘이곳 천년 고도의 서라벌에서 만난, 이 놀라운 우연을 공존을 위한 축배의 잔으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탈북 문인 20여명으로 구성된 ‘망명북한작가펜센터’가 회원으로 가입할 예정이다. 문학의 증진과 표현의 자유 수호 등을 위해 1921년 설립된 국제펜 본부는 영국 런던에 있다.

경주=정철훈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