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 中 훈춘 물류단지 착공… 2000억 투입 2019년 완공
입력 2012-09-10 18:52
중국, 북한, 러시아 3국 접경지역인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시에 국제물류단지가 조성된다. 훈춘시는 중국의 창지투(창춘-지린-투먼) 개발 계획과 연계된 도시로 북한 나진항, 러시아 자루비노항을 통해 동해 및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포스코와 현대그룹은 10일 오전 정준양 회장, 현정은 회장, 이규형 주중 대사, 쑨정차이(孫政才) 지린성 당서기, 장안순(張安順) 옌볜조선족자치주 당서기 등 한·중 양국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훈춘국제물류단지 착공식을 가졌다. 훈춘국제물류단지에는 포스코와 현대그룹이 공동출자(포스코 80%, 현대 20%) 하며 사업비 2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훈춘시 국제합작시범구에 위치한 이 물류단지는 1.5㎢ 크기로 물류창고, 컨테이너 야적장, 자동차 야적장, 집배송 시설, 관리부대 시설 등이 들어선다. 이 부지는 ㎡당 175위안(약 3만1114원)에 중국 정부로부터 50년 동안 임차해 사용한다. 1단계 공사는 내년 말 완료돼 2014년 1월부터 훈춘국제물류단지가 본격 가동된다. 2, 3단계 공사는 2019년 완공 예정이다.
이 물류단지에서는 목재, 곡물, 수산물, 사료, 자동차부품, 의류, 광학기기, 생활소비재 등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의 상품을 보관, 재가공한 뒤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자루비노항을 통해 중국 동남부 지역으로 운송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이나 지린성 창춘에서 랴오닝성 다롄(大連)으로 운송할 때보다 ‘동해 출구’ 이용이 본격화되면 물류비용이 15∼30% 줄어드는 매력적인 사업으로 평가됐다. 중국 정부는 국제물류단지를 중심으로 90㎢를 국제합작시범구로 지정해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한편 각종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최근 몇 년 사이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의 철도 운송 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주요 품목 물류는 향후 8년 동안 2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3단계 공사가 끝나면 연간 1300만t 규모의 물류를 취급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북한이 본격 개방을 하게 되면 훈춘이 나선(나진-선봉)과 청진으로 통하는 직행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중국기업과 청진항 항만합작경영회사를 공동 설립한 것은 고무적이다. 포스코와 현대그룹도 북한 김정은 체제의 최근 개방 신호 등 변화를 염두에 두고 훈춘물류단지 착공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훈춘국제물류단지의 향후 전망은 북한 측의 태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훈춘=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