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친구끼리 얘기 침소봉대… 이것도 구태 아닌가”

입력 2012-09-10 19:00

새누리, 안철수 때리기 십자포화

새누리당은 대선을 100일 남겨둔 10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 측 ‘불출마 협박’ 폭로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자 대대적인 공세에 나선 모양새다.

포문을 연 것은 박근혜 대통령 후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친구끼리 한 얘기인데 확대 해석하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정치권에서 좀 좋지 않은 것 아닌가. 밤에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사이에 협박을 하고 그러겠느냐”며 “이것도 구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와 친한 친구 사이라는 정준길 전 대선공보단 공보위원의 주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정 전 위원은 페이스북에 대학 시절 금 변호사와 찍은 수학여행 사진을 올리며 ‘친구’임을 증명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는 “태섭이는 저에게 절교를 선언했지만 저는 아직 절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글도 남겼다.

아울러 박 후보는 국정조사 가능성에 대해 “(안 원장은) 아예 출마도 안 한 분이고 친구끼리 주고받았다는 이런 걸 갖고 (무슨) 국정조사를 하겠느냐”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황우여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통합당은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라는 허황된 꿈에서 벗어나야 한다. 후보 등록 후 국고보조금을 받은 뒤 후보를 내지 않게 되면 보조금을 반납하고 응분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안 원장과 민주당의 연대를 겨냥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황제 전세를 산 사람이 서민 전세를 얼마나 알 수 있는지, 안철수재단이 개미무덤 재단은 아닌지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안 원장 사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구성한 ‘새누리당 정치공작을 위한 이명박 정권 불법사찰 진상조사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고 맞불을 놓았다. 간사인 송호창 의원은 “의원 10여명과 변호사 등이 모여 이번 건을 과거 정치사찰, 정치공작의 연장선으로 보고 향후 어떻게 풀어갈지 논의했다”며 “여야가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에 안 원장 건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합의하지 못하면 별도의 국정조사나 특검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협박이 구태지 문제제기가 어떻게 구태냐”며 발끈했다. 그는 ‘친구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는 주장에는 “정 전 위원과는 8개월 만에 연락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새누리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유성열 김아진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