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수분 개선 ‘미스트’ 가격 차이는 최대 52배실제 효과 별차이 없어
입력 2012-09-10 17:29
#직장인 최지영(27·가명)씨는 지난 여름 냉방으로 건조해진 사무실 공기 때문에 ‘피부 수분’ 개선 효과가 높다는 값비싼 A사의 미스트를 구입해 사용했다. 제품을 많이 사용할수록 피부가 촉촉해진다는 광고에 수시로 얼굴에 뿌렸지만, 결국 피부 건조증이 심해져 병원까지 찾았다. 최씨는 “명품으로 통하는 A사의 미스트가 저렴한 제품보다 원료성분이 뛰어나고 수분 개선 효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피부 건조증만 생겼다”고 한숨을 쉬었다.
여성들이 피부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얼굴에 분사하는 ‘수분 미스트’가 최대 52배에 달하는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피부 수분 개선 효과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피부 수분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수분 미스트의 가격은 말 그대로 천차만별이다. 쿠키건강 조사에 따르면 실제 10㎖당 단위가격이 가장 저렴한 미스트 제품은 로드숍 I사의 제품으로 10㎖당 가격이 500원인 반면, 수입 제품인 C사의 미스트 제품은 10㎖당 가격이 2만6000원에 달해 가격 차이가 52배에 달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온천수 미스트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프랑스 온천수 미스트 ‘오 떼르말 드 아벤느 미스트’는 150㎖ 제품 가격이 1만6000원에 판매되는가 하면 스위스알프스 청정수를 사용했다는 스위스퍼펙션의 ‘셀룰라 하이드레이팅 미스트’는 100㎖에 1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피부에 분사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지출 부담은 2∼3배 더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1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미스트 제품이 일부 성분이 차별화 됐다고 해서 피부 수분 개선 효과가 높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화장품 업체들이 고가의 미스트에 현혹된 여성들에 대한 플라시보 효과를 겨냥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며 “가격이 높거나 특별한 성분이 있다고 해서 사실 높은 피부 수분 유지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5초 만에 피부에 생기를 찾아드립니다.’ 한 고가 수입 미스트 브랜드의 광고 문구다. 하지만 피부 전문가들은 수분 미스트 효과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심지어 수분 미스트 효과가 5초 이상 지속될 수 없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신민경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 표면에 미스트를 빈번하게 분사할 경우 순간의 효과만 있을 뿐 피부 심층까지 수분이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피부가 건조해지고 세균 증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되도록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미스트를 뿌리기보다는 가습기를 통한 습기 조절이 피부 균형을 맞추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
장윤형 쿠키건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