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영 한국항공우주의학협회 회장 “항공우주의학 전문가 정부가 키워야”
입력 2012-09-10 17:21
“대한민국의 항공우주의학 연구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우주인과 조종사, 민간 항공기 종사자의 건강을 관리하고 연구하는 국가가 국제 사회의 중심 국가로 발전하게 될 겁니다. 정부에서 좀더 관심을 갖고 항공우주의학 전문가를 양성해야 합니다.”
장태영 한국항공우주의학협회 회장(인하대병원 교수)은 국내 항공우주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항공우주의학을 기초과학 분야로 인식하고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나로호 발사와 우주인 선발이 이슈가 되면서 과거보다 관심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항공우주의학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과 연구는 여전히 부족하다. 의과대학 과목 어디에도 항공우주의학을 다루는 곳은 없다. 아직 항공우주의학에 대한 전문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연구가 제자리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항공우주의학협회와 공군항공우주의료원을 중심으로 매년 두 차례의 학술대회를 통해 항공 종사자의 건강과 인체 변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협회는 매년 정기적인 학술 교류 외에도 국토해양부로부터 항공신체검사 증명업무를 위탁 받아 수행하고 있다. 주로 민간 항공 종사자의 적성검사를 담당하며 신체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업무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항공신체검사는 지정된 교육을 받은 의사가 항공법에 따라 항공 종사자의 건강을 검진해 확인증을 발급하는 제도로, 국제 기준에 따라 의무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면 미국항공청으로부터 미주노선 증편 불가와 해당 국적 항공사의 좌석공유 제한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장 회장은 “항공의학은 우주 시대를 맞아 앞으로 정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분야로 먼저 민간항공 종사자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항공우주의학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의대 교육 프로그램과 전문신체검사센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응급상황이 비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무중력 상태, 높은 압력 등 공중에서의 응급 상황에 맞춰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는 항공전문 의료진이 필요하다”며 “항공우주의학은 그 자체로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는 어렵지만 항공우주산업의 중요한 축이자 항공 종사자의 건강과 관련된 것으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우주개발을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자본이 필요하다. 위성 개발 및 제조, 우주인 양성과 더불어 우주인의 인체 변화에 따른 항공생리 실험 등 다양한 연구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최소 수십억원에서 조 단위를 뛰어 넘는 비용이 필요할 수도 있다. 여기서 항공우주의학은 우주개발에 있어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우주인의 탄생이 담보된 후에야 나아가 우주산업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항공우주의학을 하루빨리 기초과학 분야로 인식해 전문가 육성에 나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게 쌓인 우주개발 경험은 국가 안보는 물론 자원 고갈에 대비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장 회장은 “항공우주 분야는 개발비도 많이 들고 항공생리 실험에 따른 인력과 장비가 엄청나기 때문에 민간이 주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실제 항공우주의학을 이끌고 있는 나라를 보면 정부가 관련 시설과 장비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우주개발과 항공우주의학에 대한 연구 지원을 늘리는 등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지 쿠키건강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