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패럴림픽] 한국 金9… 풍성한 수확
입력 2012-09-10 00:29
스티븐 호킹 박사의 등장으로 화려하게 막을 올린 ‘장애인 지구촌 축제’ 런던 패럴림픽이 11일간의 감동 드라마를 뒤로하고 폐막했다. 166개국 7000여명이 ‘역동하는 혼(Spirit in Motion)’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20개 종목 503개 세부 종목에서 메달을 놓고 경쟁했던 이번 대회는 끝났지만 4년 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 다시 새로운 인간 감동이 연출된다.
한국은 9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더몰에서 열린 육상 남자 마라톤에서 김규대가 7위(1시간31분32초)로 골인하면서 런던 패럴림픽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최종 금메달 9개, 은메달 9개, 동메달 9개(총 27개)로 종합 순위 12위에 올라 목표(종합 13위)를 초과달성했다.
앞서 8일에는 패럴림픽 효자 종목인 보치아에서 한국 선수들끼리 개인 BC3 종목 결승전에서 맞붙어 최예진(21)이 정호원(26)을 4대 3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뇌성마비 등 중증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보치아는 공을 표적구에 가깝게 보낼수록 이기는 경기로 BC3 종목은 공을 직접 굴리지 않고 홈통을 사용해야 할 정도로 중증장애 선수들이 참가한다. 남여 성별 구분없이 혼성으로 치러지는 이 종목에서 여자 선수가 패럴림픽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까지 보치아는 우리나라 선수단에 금메달 한 개 이상을 꼭 안겨줘 왔다.
보치아를 접한 지 6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올라선 최예진은 “중증 장애인이면서 여성인 우리가 남자들을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영에서는 민병언(27)이 남자 배영(S3) 결승에서 42초5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본인이 보유한 세계기록(42초21)엔 0.3초 부족했지만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2위를 차지한 아쉬움을 날리기엔 충분했다. 유전운동감각신경병(CMT·샤르코-마리-투스 병)이라는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 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그는 “베이징에서 딴 은메달, 동메달을 유리 장식장에 넣어 놓고 보면서 금메달을 꼭 따서 금·은·동 색깔을 맞춰야겠다고 수도 없이 생각했었는데 드디어 그 바람을 이루게 됐다”며 웃었다.
장춘배 선수단장은 “금메달 11개 이상으로 종합 13위를 달성하겠다는 당초 목표에 금메달 수에서는 약간 미달했지만 종합 순위 13위 내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대회 기간동안 성원해 주신 국민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