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디젤·경차’ 3형제 연비·감세 날개달고 쾌속질주
입력 2012-09-09 19:34
고유가와 불황으로 자동차 내수 성적표 역시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유독 플러스 성장 지표를 보이는 세 분야는 하이브리드와 디젤, 그리고 경차다. 세금을 피하면서 동시에 고연비로 기름값을 아끼는 ‘스마트 구매’ 행태가 자동차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1∼8월 국내에서 총 2만984대의 하이브리드차량(HEV)이 팔려 지난해 판매량(2만271대)을 불과 8개월 만에 돌파했다고 9일 밝혔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누적 판매량과 비교해 봐도 74.5%의 증가율이다. 이는 8월 내수가 지난해와 견줘 21.9% 감소한 가운데 나온 성적으로, 쏘나타 K5 알페온 등 국내 중형 차량에도 하이브리드가 채택돼 소비자의 선택지가 확대된 덕분이기도 하다.
하이브리드와 함께 지표 상승세를 이끈 건 디젤 승용차와 경차다. 지경부가 7월까지 집계한 디젤 승용차 판매분은 지난해보다 12.2% 증가했다. 특히 수입차가 강세다. 한국수입차협회 등록자료를 보면 지난달까지 디젤의 누적 판매량은 4만1214대로 가솔린 3만8786대를 앞질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디젤 판매 증가율은 무려 73.4%다. 차종의 95%를 디젤로 들여오고 있는 폭스바겐은 지난달 티구안 대기수요 고객에 힘입어 국내 판매량이 전달 대비 123.9% 성장했다. 경차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0% 판매 신장을 이뤘으며 모닝 스파크 레이를 합쳐 국내 판매 비중은 20.3%다.
세 유형이 불황에도 사랑받는 건 연비와 감세 덕분이다. 정부의 취득·등록세를 최대 310만원까지 아낄 수 있는 하이브리드의 평균 연비는 20.64㎞/ℓ로 승용차 평균(13.40㎞/ℓ)보다 에너지 효율이 54% 우수하다. 경차 역시 유류세 환급 조처가 시행되고 있으며, 디젤도 가솔린에 비해 세금이 덜 붙기 때문에 연료비가 ℓ당 200원 남짓 싼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ℓ당 2000원을 넘는 휘발유값에 아파트 값은 추락하면서 고금리로 대출금과 할부금 부담은 높아져 국내에선 중·대형차를 팔기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이들 세 분야의 약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