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시집 온 ‘억척 또순이’… 인간극장 ‘마리의 남자들’
입력 2012-09-09 18:43
인간극장 ‘마리의 남자들’(KBS1·10일 오전 7시50분)
전남 함평군에 사는 이민수(39)씨. 그는 8년 전 아버지 손에 이끌려 간 인도네시아에서 마리아나(32)라는 이름의 처녀를 만났다. 어린 시절 앓은 열병으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이씨는 첫 만남에서 마리아나의 손부터 덥석 잡았다고 한다. 첫눈에 반하고 만 것이다. 당시 마리아나 나이는 고작 스물넷. 두 사람은 그렇게 만나 한국에 돌아왔고, 부부의 연을 맺었다.
현재 마리아나는 시어머니 모복순(70)씨의 성(姓)을 따라 이름을 ‘모마리’로 바꿨다. 마리씨는 남편과 아들 셋, 시부모를 모시고 산다. 그는 집안 살림에 농사일까지 척척 해내 ‘억척 또순이’로 동네에 소문이 자자하다. 시부모는 이런 며느리가 믿음직하고 예쁘다. 구성진 트로트 노래에 시어머니와 함께 ‘얼씨구 좋다’를 연발하는 마리씨는 복덩어리다.
결혼한 지 8년이 지났지만 부부의 사랑도 여전하다. 마리씨는 남편을 ‘남자친구’라고 부르고, “사랑해”라는 표현도 아낌없이 한다. 이씨 역시 이런 부인을 끔찍이 아낀다. 이씨의 부모는 장애를 가진 아들이 안쓰러워 어린 시절부터 손에 흙 한 번 안 묻히게 키웠다. 하지만 마리씨가 남편도 일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당차게 요구해 지금 남편은 집안의 온갖 궂은일을 도맡는다.
그런데 항상 밝은 마리씨도 속이 상할 때가 있다. 바로 말이 통하지 않는 아빠를 함부로 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다. 아이들은 ‘아빠의 언어’인 수화를 배우기 시작한다. 5부작으로 14일까지 매일 같은 시간에 방영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