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교단 예장합동·통합 총회 앞두고 음해·비방전 몸살
입력 2012-09-09 20:22
한국교회의 양대 교단이 총회를 앞두고 각종 폭로와 음해, 비방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9일 교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합동(총회장 이기창 목사)은 폭로전에 휘말렸다. 교단 중진 인사들이 유흥업소에 출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모 주간신문이 이달 초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예장합동의 총회 간부 몇 명이 두 차례 노래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여성 도우미들과 전화번호까지 교환했다.
현재 교단 내부에서는 이 문제의 공론화를 삼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특정 인사를 음해하기 위한 루머라는 주장부터 사실관계를 파악해 교단 자정의 기회로 삼자는 목소리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서울 대치동 합동총회 본부에서 한 목회자가 교단 간부의 퇴진을 요구하며 오물을 투척하는가 하면 상복을 착용한 채 관을 앞에 두고 시위를 벌이는 ‘엽기적인’ 사건까지 벌어졌다.
예장통합(총회장 박위근 목사)에서는 부총회장 선거가 비방전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4일 부총회장 후보로 나선 L목사가 시무하는 교회의 한 장로는 경찰서에 타 후보 측 관계자를 수사의뢰했다. L목사를 돕는 자신에 대해 ‘목에 칼침을 꽂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L후보는 지난달 말 열린 부총회장 후보 소견발표회장에서 자신에 대한 비방과 음해를 중단해달라고 타후보 측과 총대들에게 호소했다. 하지만 선거를 보름 정도 앞두고 L후보가 소속된 노회장과 목사·장로 총대들은 교단 신문 1면에 L후보의 결백을 호소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이에 대해 노회 측은 “‘(L후보가) 깜짝 놀랄 만한 돈봉투를 뿌릴 것이다’는 등의 근거없는 소문들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4명의 후보가 나선 통합 총회의 부총회장 선거는 예년과 달리 엄격해진 금권선거 예방 조치로 교계 안팎의 호응을 받아왔다. 하지만 음해·비방 선거 논란이 가열되면서 선의의 제도마저 빛이 바라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재찬 백상현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