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자원봉사 ‘2011 미스코리아 眞’ 이성혜씨 “모기장 한장이면 말라리아 걱정 없답니다”
입력 2012-09-09 20:24
“며칠 전 아프리카 케냐에 자비로 다녀왔어요. 말라리아가 심한 지역이어서 모기장을 전달하러 갔는데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보니 눈물이 났습니다. 편하게 살아가는 제가 한없이 부끄러워졌습니다.” 2011 미스코리아 진(眞) 이성혜(24·미국 파슨스대 패션디자인 2년 휴학)씨는 외모뿐 아니라 신앙과 마음씨도 아름다운 ‘미인’이었다. 아프리카 오지를 누비느라 피부가 많이 그을린 그를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본사 종교국 회의실에서 만났다.
-아프리카 케냐엔 어떻게 가게 됐나요.
“국제구호기구인 월드휴먼브리지(대표 김병삼 목사) 홍보대사를 맡고 있습니다. 이번 방문은 유엔재단과 함께하는 행사였는데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모기장 보내기 캠페인의 일환이었습니다. 보내기로 약속한 3만여장(3억원 상당) 가운데 모기장 2000장을 전달했어요. 원주민 마을 다섯 곳을 방문해 말라리아로 고통 받는 아이와 주민들을 위로했습니다. 모기장과 함께 작은 선물도 전달했는데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고 더 행복했답니다.”
-이번 캠페인에 후원금을 냈다고 들었습니다.
“미스코리아에서 받은 상금 2000만원 중 절반은 아빠가 후원하는 학생의 장학금으로, 나머지 절반은 모기장 보내기 캠페인에 보탰습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종잣돈 역할을 해서 케냐 사람들에게 요긴한 선물이 됐던 것 같습니다. 1만원 정도인 살충 처리된 모기장 하나면 5인 가족이 5년간 보호받을 수 있어서 말라리아 퇴치에 아주 효과적이라고 들었어요. 앞으로도 말라리아의 위험에 노출된 지역을 찾아다니며 모기장 보내기 사업에 계속 참여하고 싶습니다.”
-미스코리아가 되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무엇보다 순종의 열매가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하나님께 소명받은 부모님의 권유에 순종해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갔습니다. 그리고 ‘왜 미스코리아가 되려고 하는지’ 분명한 목적이 있었으면 해요. 사실 아름다움의 절대 기준은 모호하고 아름다움에 대한 그리스도인과 세상의 기준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잖아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 미모이기도 하구요. 게다가 인생은 단 한 번뿐입니다.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선택 후에는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회를 선택했습니다. 제게 주신 아름다움으로 오직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한 삶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기로 했습니다.”
-별명이 ‘전도사’라고 하던데 왜죠.
“누구를 만나든지 복음 얘기를 빼놓지 않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생긴 것 같습니다. 지난해 8월 3일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됐을 때도 ‘모든 영광을 저를 이 자리에 세우신 하나님께 돌립니다”라고 선포했습니다. 열방 가운데 복음을 전하기 위해 미스코리아에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5대째 믿는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가정예배를 드리고 말씀을 암송하며 기도하는 훈련을 받아왔습니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면서 찬양하며 견뎌내곤 했습니다.”
-미스코리아를 비롯한 미인대회를 놓고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일부 있는데요.
“저 역시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가볍게 평가하는 것은 싫습니다. 그렇기에 무엇이 존귀한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여성으로서 특권 중 하나가 안팎으로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해서 그런지 여성의 곡선이나 볼륨감 등 외적인 것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람마다 생각이나 취향이 다양하기에 다른 시각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인대회가 여성을 상품화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을 수 있죠. 세상의 모든 일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요. 이왕이면 좋은 점들을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는 요즘 12월 11일에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 대회는 다음 주쯤 장소가 정해질 예정이다. 인터뷰 말미에 그녀는 당부할 게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어떤 스폰서나 배경도 없이 활동해왔기에 만나는 사람마다 중보기도를 부탁해왔다고 한다.
“한국인 최초로 믿음의 딸이 2012년 미스 유니버스 진이 되어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널리 전할 뿐만 아니라 만방에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Soli Deo Gloria)’을 외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려요. 아직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신실한 7000명의 중보자가 필요합니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신실한 7000명의 중보자야말로 저에겐 최고의 스폰서입니다. 대회에 앞서 11월 중순부터 4∼6주 합숙기간에 진행되는 전화투표에도 많이 성원해 주시고 선플도 많이 달아주세요.”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