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훈풍] “문제 해결력 인정받은 한국, 외국인 투자 늘 것”

입력 2012-09-07 18:46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과 잇따른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 국내외 호재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국내 금융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우선 ECB의 국채 매입을 시작으로 국제 유동성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국제 금융시장을 억눌렀던 유럽위기가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한화증권리서치센터 김진성 수석연구위원은 7일 “ECB 발표는 7, 8월에도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던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된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유럽에서 유동성이 더 풀리고 미국도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칠 전망이어서 국제 유동성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문정희 선임연구원도 “ECB 국채 매입으로 유동성이 공급되면 시장이 안정돼 실물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럽 경기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국내 시장 역시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등급 상향은 국내 금융시장을 더욱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전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리면서 재정 안정성에 주목했다. 거시경제정책 체계가 튼튼하고 재정도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피치는 한국이 유럽 재정위기 등 불안정한 대외 경제 여건에도 실물경제와 금융 부문을 양호하게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이번 조정으로 중국과 일본의 신용등급을 앞질렀다. 피치에 앞서 무디스도 지난달 27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으로 올렸다. 이처럼 국가신용등급이 상승하면 당장 자금 조달 금리가 내려가고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발하는 효과가 있다. 또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호전될 수밖에 없다.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은 “국가신용등급이 수익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지만 시장 안정성이 올라가 외국인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때 외국인이 한국 주식 비중을 더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순매수가 이미 지난달 큰 폭으로 이뤄져 시장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주재한 제27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우리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건 우리 경제에 문제가 없다기보다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세계경기 호전 시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우리 경기가)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