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 조선족자치주 60년] 연변과기대와 공동운영 평양과기대… 北 “최고 엘리트 육성” 전폭 지원

입력 2012-09-07 18:40


“권력층 아들이라고 입학시키거나 그런 건 일절 없다고 들었습니다.”

연변과학기술대학 홍영대 부총장은 지난달 31일 연변과기대를 방문했을 때 평양과학기술대학(PUST·사진)에는 북한 명문대를 졸업한 영재들이 엄정한 시험을 거쳐 입학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최고 엘리트를 양성한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평양과기대는 연변과기대와는 달리 대학원 과정으로 운영된다. 연변과기대와 공통점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모금한 기부금에 의해 학교가 운영된다는 것이다. 평양과기대의 모금에는 지금까지 3000여명이 동참했다. 학생과 교직원이 교내에서 숙식을 함께하는 것도 똑같다. 새 학기에는 평양과기대에서 연변과기대로 유학 오는 학생들도 있다.

평양과기대는 북한 측과 공동총장제로 운영된다. 교육은 김진경 연변과기대 총장이, 북한 측 총장은 당의 이념을 담당한다. 양측의 공동운영기간은 50년으로 돼 있다.

평양과기대 설립은 북한 측이 먼저 김진경 총장에게 요청해서 이뤄졌다. 연변과기대 교수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대외 개방을 하고 싶지만 이로 인해 체제 안정에 위협이 될까 망설이다 평양과기대 설립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즉 평양과기대는 해외유학 대체 기능을 하는 대학인 셈이다. 이에 따라 평양과기대 건립계약이 체결된 것은 2001년 5월이었다. 계약서는 ‘대학의 선진적 운영을 위해 해외 전문인력 초빙 및 인사권은 설립총장(김진경 총장)에게 위임한다’고 명시했다. 지식산업복합단지의 조성 및 입주계약권도 설립총장에게 위임토록 했다. 북한 당국이 평양과기대의 육성을 위해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로부터 8년4개월만인 2009년 9월 평양과기대 준공식이 거행됐다. 평양과기대가 개학한 것은 2010년 4월이었다.

홍 부총장이 소개한 연변과기대 상경학부 교수들이 지난해 평양과기대에서 강의했던 경험은 북한의 한 단면을 잘 보여준다. 학생들에게 ‘이자’의 개념을 아무리 설명해도 처음에는 고개만 갸웃거리더라는 얘기다. 자본주의 사회처럼 금융기관이 없으니 이해하기에 어려웠던 것이다.

옌볜=정원교 특파원